중국 채권퉁 3일 개통…1700조원 본토 채권시장 빗장 열린다

2017-07-02 10:35

중국 본토 채권시장 규모[자료=아주경제DB]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3일부터 홍콩을 통해 중국 채권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중국과 홍콩간 채권시장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채권퉁(債券通)'이 개통되면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홍콩금융관리국은 2일 홍콩과 중국 본토간 '채권퉁' 개통을 공인 승인한다고 발표했다고 중국 온라인매체 펑파이(澎湃)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우선은 외국인이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 채권에 투자하는 '베이샹퉁(北向通)'이 3일 시험 개통된다. 중국 본토투자자가 홍콩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난샹퉁(南向通)'은 나중에 개통된다.

이로써 해외 투자자들은 1700조원 이상 규모의 중국 본토 채권시장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 채권시장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65조9000억 위안(약 1708조원)으로,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 하지만 개방도가 낮아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채권은 8300억 위안 정도로, 전체의 1.2~1.3%에 불과하다.

다만 개통 초기 채권퉁 거래 규모는 비교적 적을 것으로 보인다. 당국이 거래규모를 통제하는데다가 중국 본토 채권시장 이해도가 낮은 해외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채권퉁이 중국 자본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중국은 채권퉁 개통으로 외국인 자본을 끌어들여 자본 유출 압력을 막고 자국의 채권시장을 질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내는 것은 물론 중국 본토 금융시장의 대외개방 및 위안화 국제화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10년후인 2027년 중국 채권시장 규모가 지금의 4배 수준인 229조 위안까지 팽창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채권시장이 한층 더 개방되고 성숙되면 오는 2018~2020년쯤 글로벌 3대 채권지수(JP모건 GBI, 블룸버그바클레이즈, 씨티)에 편입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다만 중국 본토 채권시장이 글로벌 수준에 도달하기 까지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우선 낮은 회사채 등급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쑨빈빈 중국 톈펑증권 고정수익자산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3600여개 기업 중 신용등급이 AAA인 곳이 70%, AA+나 AA가 29%로 대다수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비교적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신용등급이 AAA로 평가된 회사채는 글로벌 신용 평가 업계 기준으로는 A-등급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중국 채권퉁 개통 일지
2017년 3월 15일 리커창 총리, 전인대 폐막식 기자회견 '채권퉁' 연개 개통 선언
5월 16일 인민은행-홍콩금융관리국 채권퉁 '베이샹퉁' 우선 개통 결정
5월 31일 인민은행 웹사이트 통해 '채권퉁 관리임시방법(초안)' 공개
6월 21일 인민은행 '채권퉁 관리임시방법' 시행 선언
7월 2일 인민믄행-홍콩금융관리국 채권퉁 '베이샹퉁' 3일 개통 공식승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