都農간 양로원 입주율 격차… 외국인엔 시장 전면 개방

2017-06-29 17:15
​중국 '양로 서비스업' 현주소
농촌 양로원은 입주율 절반도 안돼
외국인투자자에 설립 절차 간소화

아주차이나 김중근 기자 = 중국에서 의료 수준이 가장 높은 지역은 어디일까. 정답은 상하이(上海)다. 상하이는 중국 인터넷 매체 ‘치엔룽왕(千龙网)’이 대기지수와 의료지수, 교통지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한 ‘중국 내 노후생활하기 좋은 도시 18개’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18개 도시에는 상하이를 비롯 청두(成都), 샤먼(厦门), 옌타이(烟台), 다롄(大连), 하이커우(海口), 쑤저우(苏州), 주하이(珠海), 쿤밍(昆明), 중산(中山), 웨이하이(威海), 항저우(杭州) 등이 포함됐다.

상하이에는 중국 국가 특수병원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등급의 병원인 3갑병원(三甲医院)이 30곳 이상이 있다. 9만 개 이상의 병실 침대가 구비돼 있다. 또 상하이는 지난해 5월 1일부터 노인 종합 보조금 제도를 실시해 매달 65세 이상 노인에게 75~600위안(약 1만2000원~1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 산둥성 동부에 있는 칭다오(靑島)시의 경우는 이미 지난 2012년도에 양로 서비스 기관의 표준화, 규범화, 전문화된 서비스 및 관리를 위한 기준을 발표했다. 칭다오시는 중국에서 처음으로 각 양로기관의 침대 수, 녹지율, 실내면적, 시설 등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양로 서비스 기관을 평가하고 있다. 1성에서 5성까지 등급을 매기고, 관련 급수 및 증서 획득 여부에 따라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5성급 양로기관의 경우 최소 300개 이상의 침대, 600㎡ 이상의 실외운동장, 환자 수 대비 간병인 80% 이상 확보, 서비스 만족도 95% 이상, 입주율 80% 이상의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런 노력으로 인해 칭다오시는 지난해 중국 최초의 국가지원 의료·양로 결합 시범실시 지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칭다오시 당국은 ‘의료 속의 양로, 양로 속의 의료’를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의료와 양로는 물론 재활과 간병 등의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하는 ‘칭다오 모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전역이 모두 상하이와 칭다오시 수준이라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양로원 수는 2015년 말 기준으로 중국 노인의 3% 정도밖에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이런 현실을 감안, 노인들의 수요 충족과 서비스산업 발전을 통한 산업구조 고도화 달성을 위해 양로 서비스산업을 강력하게 육성하고 있다.

중국의 전국노령사업위원회는 양로 서비스산업의 범위를 노인의 기본적인 생활 요소와 생활 돌봄, 노인용품 생산, 의료 서비스, 긴급구조, 의료재활, 의료 및 관리 정보, 문화, 헬스, 엔터테인먼트, 대리구매, 탁노소(託老所, 출퇴근길에 아이를 맡겼다 찾는 탁아소와 닮은 꼴) 등으로 광범위하게 보고 있다.

중국의 노령층 인구 특색은 크게 세 가지다. 고령화와 핵가족화, 1인 노인 가구 증가가 그것이다. 또 도시와 농촌은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양로원 입주율이다. 양로원은 공립 양로원과 민영 양로원으로 구분된다. 공립 양로원의 경우 가격이 저렴하고 서비스도 좋아 입주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베이징의 인기 있는 양로원의 경우 대기자가 많아 100년을 기다려도 입주할까 말까라고 한다. 반면에 농촌 양로원의 입주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국 양로원의 빈 침대 비율은 48%에 달한다. 침대 두 개 중 하나가 비어 있다는 말이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중국 도농(도시와 농촌) 노인 생활 상황 표본조사 결과를 보면, 2015년 중국 노인 중 15.3%가 돌봄 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있다. 2000년도의 6.6%와 비교하면 8.7%p가 상승한 것이다. 노인 가정 양로 서비스에서 가장 필요한 도움은 ‘방문 진찰’(38.1%)이었으며, ‘방문 가사’(12.1%)와 ‘재활 관리’(11.3%)가 그 뒤를 이었다.

중국산업정보망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노인 중 45.1%가 자신의 건강이 보통이거나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 노인 중 27.6%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큰 지출을 차지하는 것이 진찰비용과 약값이라고 대답했다.

중국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양로 서비스 시장을 전면 개방하고 있다. 2020년까지 중국 내에서 비영리성 양로기관을 설립할 수 있고, 영리성 양로기관도 ‘선발급·후허가’ 기준을 적용하고 설립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양로 서비스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무튼 ‘문’은 열려 있고, 우리도 그 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 누가 언제 들어가느냐의 문제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