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 삼성물산 사장 “합병 찬성 전제로 주식 고가 매입 없었다”

2017-06-24 00:29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이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것 아냐"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추진될 당시 삼성 측이 삼성물산 주주였던 일성신약에 ‘합병에 찬성해달라’는 취지의 제안을 한 적이 없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신 삼성물산 사장은 23일 서울 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김 사장의 증언은 앞서 지난 19일 윤석근 일성신약 부회장이 “삼성 측이 일성신약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을 고가에 사주겠다고 설득했다”는 주장과 배치된다.

김 사장은 “윤 부회장이 2015년 7월 6일 김사장과 만났고, 그 자리에서 7만5000원 이상에 주식을 사줄 수 없으니 다른 방법으로 보상을 해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는데, 실제로 그런 제안을 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라고 답했다.

이어 “당시 삼성그룹과 엘리엇 사이에 치열한 법적 분쟁이 있었는데 만약 합병에 찬성해주는 대가로 일성신약이 보유한 주식을 비싸게 매수하면 곧바로 형사 고소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들어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사장은 삼성 측이 일성신약에 신사옥 무상건립을 대가로 합병 찬성을 요구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며 “무상으로 지어주려면 이사회의 의결을 해야하는 만큼 현실적이지 않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특검은 김 사장에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이 이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것인지를 물었다.

이에 김 사장은 “삼성물산의 합병 결정은 경영상의 판단이었다”라며 “삼성물산이 합병하지 않을 경우 더 큰 주가하락이 있을 것이고, 실제 다른 건설사에 비해 삼성물산 주식이 크게 떨어졌다”라고 답했다.

이어 “2013년과 비교하면 건설 부분에서만 20% 가량의 직원이 떠났고, 상사의 경우 10% 넘는 직원이 떠났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실적을 일부러 좋은 않은 것처럼 조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