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錢성시대] 가상화폐, '이유 있는' 고공행진
2017-06-05 06:00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화폐'로서의 활용 가치를 의심받았던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이 새로운 지급결제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용영역이 확대돼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한 온·오프라인 상점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1년 동안 화폐 가치가 400% 급등하며 일반인들의 관심도 폭증하고 있다.
실제로 가상화폐의 가치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올해 1비트코인(BTC)당 120만원 안팎을 유지하던 비트코인은 지난 5월 25일 정점(486만원)을 찍었다. 현재는 30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는 이더리움 역시 4월부터 오름세를 나타내더니 지난달 25일 최고가인 1이더(ETH)당 35만원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이미 금(金)의 역대 최고 가격인 온스당 1920.8달러를 넘어서면서 '새로운 미래 화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금 시세가 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금 1온스(1250달러 선)의 두 배(6월1일 기준 2452.18달러) 정도의 가치를 갖고 있다.
중량으로 거래하는 금과 가상화폐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공급량이 제한적이어서 각국 통화로 교환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금과 마찬가지로 국가에 의한 가치보증도 없다.
가상화폐가 최근 한 달 동안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일본과 중국, 한국 등 아시아권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지난달 초 비트코인을 합법적인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가까운 미래에 비트코인으로 웬만한 생활용품을 모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엔화나 달러화처럼 거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인기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에서는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해 지난해 금 구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개인의 외환 투자에 대해서도 제한을 두고 있다. 규제에 허점이 남아 있는 비트코인 투자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거래 참가자의 80~90%가 중국인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다만, 가상화폐의 '몸값'이 더 오르고 안정적인 지급결제수단으로 쓰이려면 극복해야 할 부분도 많다. 신용을 보장해줄 발행 주체가 없어 시장 참여자들의 암묵적 합의로 가치가 형성될 뿐 적정한 가치 평가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상화폐가 여러 국가의 제도권 내에서 규정되고 관리되면서 안전성을 갖춰야 불안 요소가 줄어들 수 있다.
기술적 보완도 필요하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로 화폐 거래 기록이 위조될 위험성이 거의 없다. 하지만 거래 처리 속도가 느려 다른 통화로 환전할 때 시간이 많이 걸린다. 비트코인보다 처리 속도가 빠른 가상화폐들도 있지만, 유통량이 비트코인에 비해 훨씬 적어 가격 변동성에 대한 위험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