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백정민‧양창덕 교수팀, 서로 다른 고분자 결합한 신소재 개발
2017-05-29 11:56
출력 20배 높인 '마찰전기 발전기'...소재의 유전상수 높이면 출력 높아져
아주경제 (울산) 정하균 기자 = 바람이나 진동, 소리, 발걸음 등에서 에너지를 수확하는 기술을 크게 발전시킬 기술이 나왔다. '마찰전기 발전기'를 이루는 소재의 전기적 특성을 바꿔 출력을 20배 높이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UNIST(총장 정무영)는 신소재공학부의 백정민 교수팀이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양창덕 교수팀과 공동으로 고분자 두 종류를 결합한 신소재와 금속 전극을 마찰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고효율 마찰전기 발전기를 개발해 '사이언스 어드밴스' 최신호로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에서 지원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마찰전기 발전기는 두 물체가 스칠 때 만들어지는 전하 불균형을 이용해 전기를 만든다. 서로 다른 물체가 접촉하면 각 물체에 있는 음전하와 양전하가 이동하기 때문에 두 물체가 분리될 때 각 물체에 전하 불균형이 생긴다. 이런 전하 불균형 때문에 전자가 이동하게 되는데, 이것이 곧 전류다. 마찰전기 발전기는 이 전류를 수확하는 장치라고 보면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우선 PVDF(polyvinylidend difluoride)라는 고분자를 기본 물질로 사용했다. PVDF는 눌렀을 때 양전하와 음전하가 양쪽으로 나란히 나눠 배열되는 전기적 성질인 유전성이 강한 물질이다. 이런 특징 덕분에 기존에도 센서와 배터리 장치에 유용하게 사용됐다.
양창덕 교수는 "유전성이 강해 분극이 잘 이뤄지는 PVDF의 유전상수는 8.6"이라며 "유전상수가 더 커지면 전기 출력을 더 크게 낼 거라 판단해 다른 고분자를 붙이는 방법을 썼다"고 설명했다.
백정민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마찰전기 발전기의 음전하 대전체는 유전상수 조절로 출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걸 보여 향후 대전체 연구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나무나 건물 같은 고정된 사물부터 자동차 등 움직이는 사물까지 다양한 에너지원을 이용해 스마트 기기를 충전하는 기술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