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 미만도 괜찮아" 초우량채 쏠림 완화 조짐

2017-05-23 14:59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AA 신용등급 미만인 회사채 발행이 잇달아 성공하면서 초우량기업 쏠림 현상이 누그러질 전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신용등급 A0)가 전날 실시한 회사채 3년물 800억원어치에 대한 수요예측에 총 3075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희망금리 밴드는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 4사 평가금리 평균) 대비 +0.10%포인트였지만, -0.43%포인트까지 815억원이 들어와 발행금리를 크게 낮출 수 있게 됐다.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태도 변화는 한화케미칼(A+) 수요예측에서부터 이미 감지됐다.

지난 18일 한화케미칼의 회사채 3년물 5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에는 무려 4720억원이 몰렸다. 금리 희망밴드는 개별 민평대비 +0.10%포인트 수준이었지만 -0.50%포인트까지 700억원이 들어 발행금리를 내렸다.

A급 회사채 수요예측이 이처럼 흥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우량채로 분류되는 LG하우시스(AA-), 호텔신라(AA0)가 각각 18일과 22일 진행한 수요예측의 경우에도 꽤 많은 돈이 들어왔다. 하지만 금리는 애초 기대보다 높게 형성됐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높은 금리를 추구하는 투자 분위기속에 AA등급보다 금리가 훨씬 높은 A등급 회사채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격차가 축소되고 있고 금리상승으로 국고채 거래로 수익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고채 3년물과 A0 등급 회사채 3년물 민평금리 간 격차는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2월 17일 1.739%포인트에서 이후 한 달간 1.788%포인트까지 그 폭이 넓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서서히 격차가 줄어들기 시작해 지난 22일에는 1.779포인트까지 떨어졌다.

국고채 금리도 많이 올라왔다. 국고채 3년물 민평금리는 올해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지난 11일에는 1.725%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하락해 거래를 통해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다.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까지 줄줄이 예고된 A급 회사채 수요예측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오는 26일 대림산업(A+)을 시작으로 30일에는 롯데정밀화학(A+)과 금호석유화학(A-)이, 31일에는 한솔제지(A0)가 수요예측에 나선다. 다음 달 1일에는 한화(A0) 등의 회사채 수요예측이 예정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으로 발행사와 주관사 모두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오랜 기간 지속된 등급별 양극화 현상이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