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의 뚝심경영...현대차, 러시아에 3000억원 투자
2017-05-18 02:00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시장에 부쩍 공을 들인다.
지난해 공장 시설·설비 증설 등에 무려 2220억원을 쏟아부은 데 이어 올 들어서도 1000억원 이상을 추가 투입할 태세다. 투자 대상도 승용과 상용, 엔진공장 등 전방위로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 시장이 경기침체와 루블화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지만 "반드시 기회는 찾아올 것"이라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뚝심경영’이 반영된 결과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러시아 경제특구인 칼리닌그라드 지역에 위치한 아브토토르 상용차 조립공장에 약 5000만 달러(약 559억원)를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터키에서 CKD(반조립) 방식으로 생산해 러시아에 수출하는 미니버스 'H350'(국내명 쏠라티)을 현지에서 조립 생산하게 된다. 오는 10월부터 본격 생산·판매 될 계획이다.
현대차는 러시아 상용차 조립공장에서 중형트럭 HD78(국내명 마이티), HD120(국내명 메가트럭)을 생산하고 있다. 향후 스타렉스, 카운티, 대형트럭 엑시언트 등 상용차 라인업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자산 84억원 규모의 상용차 제조 및 판매 자회사 HTBR(Hyundai Truck and Bus Rus)를 신설했다. HTBR은 올해 25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HTBR 관계자는 "HTBR과 같은 상용차 전문 자회사의 출현은 러시아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설명해준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러시아에 엔진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지난해 러시아에 2000억원 투자…中·美 이어 세 번째 규모
현대차는 러시아 공장의 시설 및 설비에 총 222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대차 7개 해외지역 공장 중 중국, 미국에 이은 세 번째 규모다. 올해 1분기에는 미국(약 156억원)보다 많은 201억원을 러시아에 투자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해 8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방문해 소형 SUV '크레타' 등의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하고 러시아 시장에서의 분발을 주문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현대차는 러시아 시장에서 '국민차' 반열에 올랐다. 현대차 '쏠라리스(엑센트)'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3년 연속 1위였던 현지 업체 아브토바즈의 '라다 그란타'를 꺾고 사상 첫 연간 베스트셀링카 1위에 등극했다.
현대차 러시아법인은 올해 판매목표를 지난해(20만7474대)보다 10% 증가한 약 22만대로 잡았다. AEB(유럽기업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4월 현대기아차는 2만9659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22.9%로 1위를 기록했다. 현지에서 생산 중인 쏠라리스와 크레타, 리오(프라이드)가 판매 신장을 견인한 덕분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 현지의 경제 회복세와 함께 자동차 수요가 점차 증가한다"며 "러시아에서 생산을 시작한 크레타와 지난 3월 출시된 신형 쏠라리스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