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새 정부 효과…얼어붙은 中 판매 반전 꾀할까

2017-05-17 18:39

지난달 19일 개막한 중국 '상하이 모터쇼 2017'에서 사람들이 현대차의 중국형 신형 SUV 'ix35'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새 정부 체제에서 중국 판매 회복의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발 빠른 對중국 외교 행보를 펼치면서, 현대·기아차는 얼어붙었던 시장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의 리테일 판매는 4만5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51.7% 감소했고, 기아차는 2만4121대로 53% 감소했다. 현대차 4만5010대, 기아차 2만6005대를 판매했던 3월 실적과 비교해서는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기아차는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K2 크로스'를 출시해 판매 반등을 노린다.

기아차 한 고위 관계자는 "기아차는 중국에서 4월을 터닝포인트로 보고 이달 공격적인 판촉을 하고있다"며 "새 정부에서는 반한감정이 조금은 해결이 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지난달 상하이 모터쇼에서 만난 소남영 기아차 중국 총경리(부사장)도 "과거 일본 사례에 대해 충분히 연구하고, 만반의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소 부사장은 최근 중국 전역의 딜러망을 점검하는 등 판매 회복에 전력을 쏟고 있다.

최근 '일대일로 정상포럼' 참석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나고 온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이날 박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중국은 일관되게 경제 제재는 민간이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지 정부와 관계없다는 입장이다"라며 "정부와 정치 지도자들은 민간을 계도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강하게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우리 입장을 잘 듣는 등 비중있게 의견을 교환한 자리였다"며 "한국 음원이 다시 중국 음원사이트에 등장하고, 화장품 광고가 다시 나오는 등 다시 관계 회복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현대·기아차의 판매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여전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SUV 라인업이 부족해서, 현대차가 작년 수준만 판매해도 잘한 것"이라며 "당장 새정부가 들어섰지만, 휴대폰이나 화장품과 달리 자동차는 구매 주기가 길어서 회복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리도 새 정부에서 판매가 회복되기를 희망하지만, 중국 정부에서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정확한 발표가 없는 상황이다"라며 "소비자의 동향을 살피면서, 품질과 기본적인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