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개인주의자 지영씨', KBS 단막극 자존심 이어갈까

2017-05-05 00:01

'개인주의자 지영씨' 민효린-박현석PD-공명 [사진=KBS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KBS가 미니드라마로 또 한 번 안방을 찾는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KBS의 자신감이 녹아있는 ‘개인주의자 지영씨’는 틈새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까.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별관 2층 대본 연습실에서는 KBS2 2부작 미니드라마 ‘개인주의자 지영씨’(극본 권혜지 / 연출 박현석)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박현석 PD를 비롯해 배우 공명, 민효린 등이 참석했다.

‘개인주의자 지영씨’는 타인과의 관계를 끊고 완벽한 개인주의자로 살던 여자가 타인과의 관계없이 못 사는 의존적인 남자를 만나 서로를 치유하고 기울어진 삶을 바로잡게 되는 코믹로맨스 심리극.

연출을 맡은 박현석 PD는 “KBS의 역사 있는 단막 드라마 궤의 흐름에 있는 드라마”라고 운을 뗐다.

그는 “요즘 현대인들은 섬처럼 산다. 정말 끊겨서 산다면 세상을 편하게 살 수 있는가에서 출발했다”며 “배우분들이 인물의 감정을 이해해주시고 스탭들과 제작진들이 취지에 맞게 도와주셔서 원래 그렸던 그림 그대로 온전히 잘 만들 수 있었다”며 “두 남녀의 멜로를 따라가다보면 우리 세태의 감정들을 짚어보고 생각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되지 않았나 자신한다”고 소개했다.

더불어 주인공인 민효린과 공명을 선택하게 된 계기에 대해 박 PD는 “대본을 만들면서 가다듬고 정리하는 와중에서 몇 분이 떠올랐는데 민효린이 떠올랐다”면서 “사실 단막극이고 작은 드라마라서 효린 씨가 선뜻해주실까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라고 해서 이 감정을 이해하겠다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놀랐다. 그 힘으로 제작이 됐다”고 밝혔다.

또 공명에 대해서는 “사실 공명 씨의 연기 폭은 ‘혼술남녀’로만 파악하고 있었다. 그런데 공명 씨 쪽에서 단막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공명 씨를 연구했다. 알고보니 스펙트럼이 정말 넓더라”며 “공명 씨도 큰 드라마에 캐스팅 돼서 작업중인데도 조율 하시면서 찍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PD는 “연출적으로 크게 힘들지 않았다. 배우들이 감정을 갖고 있어서 그대로 담으려고 노력했다. 아마 미숙하다면 연출 탓이고 좋은 점은 배우들이 호연으로 해주신 거라 생각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개인주의자 지영씨’에서 자신 외에 그 누구에게도 관심을 두지 않는 철저한 개인주의자 나지영을 연기하는 민효린은 “어렸을 때부터 많은 상처를 받아서 타인에게 마음을 닫고, 그렇게 하면 상처받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살아가다가 정반대의 인물인 옆집 남자인 벽수(공명 분)을 만나면서 바뀌어 가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살지 못하는 타인의존형 애정결핍남 박벽수 역을 맡은 공명은 “벽수는 사람에게 의존을 많이 하고 외로움을 많이 타고 정이 많은 친구”라며 “겉으로는 밝고 긍정적이고 웃는 모습이지만 속에는 상처가 많은 친구”라고 전했다.
 

공명-민효린 [사진=KBS 제공]


작품 속 지영이를 연기하면서 민효린은 “사실 극중 지영이가 저랑 되게 닮았다고 생각해서 고른 캐릭터다. 그런데 찍다보니 다르다고 느꼈다”며 “원래 어렸을적에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했다. 속은 안 그런데 강한척 했던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이 되게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영이처럼 살면 죽겠단 생각이 들더라. 오히려 작품을 찍으면서 지영이처럼 마음을 닫으면 얼마나 아플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캐릭터에 대해 공감했다.

공명 역시 “극중 벽수와 제가 비슷한 것 같다. 사람을 좋아하고 외로움이 많은 성격이라 공감되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며 “실제 성격도 소심한 벽수처럼 표현에 서투르다. 연기하면서 공명이 아닌 벽수인 것처럼 편안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공명은 이번 작품에서 또 한 번 연하남을 연기한다. 이에 그는 “연하남이라기 보다는 벽수라는 캐릭터에 맞게 연기했다. 그래서 연하남 캐릭터에 의존하지 않고 벽수라는 캐릭터에만 의존하며 연기했다. 대본을 보고 대본에 빠져들었다”고 작품과 인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개인주의자 지영씨’의 권혜지 작가는 지난해 KBS 드라마스페셜 ‘빨간 선생님’으로 입봉한 새내기 작가다. 박현석 PD는 “젊은 작가인데도 우리가 갖고 있지 않는 감성을 갖고 있더라”며 “‘빨간 선생님’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재능 있는 작가다. 나중에 10~20년 후에 이경희 작가님처럼 되실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고 칭찬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5월 8일과 9일 양일간 방송되다 보니 사실 시청률에 대한 걱정은 있다. 박 PD는 “대선 기간이기 때문에 사실 어렵다”면서도 “많이 나오면 좋다”고 웃었다.

민효린은 “미니시리즈 시간대라서 시청률을 몇 %로 이야기하기 그렇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더불어 그는 “‘개인주의자 지영씨’라는 대본은 현실적인 2~30대 사랑 이야기라 생각한다. 정말 정반대의 인물이 만나서 사랑에 빠지는지가 관전 포인트”라며 “지금 현실에서 SNS나 메신저를 통해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많아졌는데, 그런 부분이 서로를 외롭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부재를 느끼면서 시청해주셨으면 좋겠다. 시청률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솔직함도 드러냈다.

공명 역시 “저희 드라마가 현실적인 부분들이 많고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났을 때 어떻게 성장하는 지가 가장 큰 관전 포인트”라며 “그 외에 같이 성장해가는 두 남녀 사이에서 저와 효린 누나의 케미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고 좋은 시간대인 만큼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좋은 시청률이 나오면 감사할 것 같다. 방송이 되고 나서도 조금씩 많은 분들에게 회자되고 볼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개인주의자 지영씨’는 오는 8일~9일 밤 10시 KBS2를 통해 방송된다.
 

민효린-공명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