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3곳 中 1곳 올해 수출 감소"

2017-05-02 09:51

[사진 제공= 중견련.]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중견기업계가 올해 수출 환경을 어둡게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166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중견기업 2017년 수출 전망·환경' 조사를 실시한 결과, 세 곳 중 한 곳이 지난해보다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 사드 배치 관련 중국 제제 강화, 미국과 중국의 통상 분쟁 현실화 등 대외 요인에다, 탄핵 정국에 따른 경제 컨트롤 타워 부재 등 불안감이 더해진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응답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47.6%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심해진 미국과 중국의 통상분쟁이 기업 환경 악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미국에 진출한 85곳의 중견기업 중 46개 사가 이같이 답했고, 중국에서 활동 중인 중견기업 112개사는 부정·매우부정 비율이 61.6%에 달했다. 

중견련 관계자는 "중국 진출 중견기업의 이같은 인식은 지난해 7월 시작된 사드 배치 논란 이후 중국 롯데마트, 이마트 영업정지 사태 등 직간접적인 방식으로 중국의 경제 제재를 경험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수출 중견기업 가운데 양국 간 통상 분쟁의 영향을 긍정적으로 본 기업도 일부 존재했다. 대체 품목 간 시장 점유율 확대 등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로 발생할 수 있는 반사이익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견기업계는 대체로 사드 배치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예상했다. 중국 진출 중견기업 중 49.1%는 중국의 경제 제재 등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피해금액은 평균 87.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중국 진출 중견기업은 통관을 애로사항으로 밝혔다. 비관세장벽 강제규정 신설(14.3%), 비정상적인 통관 지연(10.7%) 등을 실제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김규태 중견련 전무는 "악화하는 대내외 경제 환경 아래 주요 대선 주자들의 정책 공약은 기업 규제와 복지성 지원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을 뿐 수출 환경 개선을 위한 통상 전략은 전적으로 누락된 상황"이라며 "차기 정부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중견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적극적인 외교, 통상 교섭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해외 판로 확보 및 신규 시장 개척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편 이번 설문에는 제조업 분야 139곳(83.7%) 외  출판, 통신, 정보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분야 27곳(16.3%) 등 총 166곳이 참여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소재 기업이 각각 79개(47.6%), 87개(52.4%)를 차지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1000억 미만 44곳(26.5%), 3000억 이상 1조 미만 41곳(24.7%), 1000억 이상 3000억 미만 71곳(42.8%)이다. 1조 이상 중견기업은 10곳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