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24일 기자회견으로 승부수..."MBK·영풍 공세가 잘못된 부분 밝힐 것" 

2024-09-22 17:49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 주도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이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 선언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고려아연은 MBK·영풍의 공세가 부당하다는 점을 강조해 세 결집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22일 비철금속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양측 간 갈등의 원인과 세계 비철금속 업계 1위로 자리 잡은 고려아연의 경쟁력 등을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이 기자회견은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주도하며, 그는 최윤범 회장의 삼촌인 최창영 명예회장과 함께 고려아연의 비철금속 제련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이 부회장이 기자회견을 주도한다"며 "MBK·영풍 측의 공세가 왜 잘못됐는지 상세히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기자회견이 열리는 24일은 MBK·영풍이 공개매수 가격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기일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공개매수 종료 시점까지 10일 이상 남으면 공개매수 기간 연장 없이 가격을 올릴 수 있는데, 오는 24일은 공개매수 종료일인 다음 달 4일까지 10일이 되는 날이다. MBK·영풍이 가격 인상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경우, 공개매수 기간을 10일 연장한 뒤 다시 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업계와 시장은 24일을 이번 양측 분쟁의 '1차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MBK·영풍의 공개매수 선언 이후 고려아연 주가는 32% 이상 급등했으며, 현재 주가는 MBK·영풍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66만원보다 11.4% 높은 상태다. 공개매수가 종료되는 다음 달 4일이 다가오면 MBK·영풍의 고려아연에 대한 공세는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MBK·영풍은 오는 24일 어떤 식으로든 가격에 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고려아연은 민감한 시점에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매수가 정당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전략이다. 최윤범 회장 측도 MBK·영풍의 결단에 따라 전략을 조정할 수 있으며, 가격 인상이 이루어질 경우 동원해야 할 자금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현재 '우군 확보' 작업을 진행 중이며, 가격 인상이 없거나 공개매수 기간이 연장되면 주가와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