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한국 경제에 훈풍이 불고 있다. 

수출 회복과 투자 개선에 힘 입어 1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0.9% 성장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소비심리까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27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0.9%(속보치)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4분기(0.5%)보다 0.4%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로, 작년 2분기(0.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분기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이끈 것은 수출이다.

수출은 반도체,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1.9% 증가했다. 작년 4분기 -0.1%에서 큰 폭으로 반등한 것이다. 1분기 수출 증가율은 2015년 4분기(2.1%) 이후 5분기 만에 가장 크다.

4월 들어서도 수출 호조는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수출액은 304억 달러로 전년 대비 28.4% 늘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2분기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1분기 건설투자 성장률은 5.3%로 전분기 -1.2%에서 플러스로 다시 돌아섰다. 설비투자 역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작년 4분기 5.9%에 이어 1분기 4.3%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주력 품목의 수출과 생산이 호조를 보이면서 설비투자로 이어졌고 건설투자도 당초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심리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모양새다.

한은이 발표한 '2017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2로 전월보다 4.5포인트 상승하며 석 달 연속 개선됐다. CCSI가 100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으로, 이달 상승폭은 2013년 10월(4.9포인트)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내수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 있는 상태다.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작년 4분기(0.2%)에 비해서는 올랐지만 작년 2분기(0.8%)나 3분기(0.6%)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특히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음식숙박(-1.2%),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0.8%) 등이 부진하며 증가율이 0.1%에 불과했다. 서비스업 성장률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0.0%) 이후 32분기 만에 가장 낮다.

문제는 중국의 한국행 단체관광 금지 등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경제 보복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출범하는 새정부가 내수 침체를 벗어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