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4차 산업혁명과 중소기업

2017-04-28 10:01
- 박광태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박광태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최근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본인이 학회장으로 있는 한국중소기업학회에서도 올해의 춘계학술대회의 주제를 4차 산업혁명과 중소기업으로 정했다.

1차 산업혁명은 1784년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대표되고, 2차 산업혁명은 1870년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됐으며, 3차 산업혁명은 1969년 인터넷이 이끈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에서는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사이버-물리 시스템(Cyber-Physics System, CPS)의 구현이 특징이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5가지 키워드(스마트, 증강현실, 교통(자율주행자동차), 헬스케어(웨어러블), 스포츠)를 주제로 미래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앞으로 이런 분야를 포함한 산업계 전반에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다보스 포럼이라고 불리는 세계경제포럼의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밥 교수가 2016년 다보스 포럼 연차총회에서 주장하면서 널리 알려진 개념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물리적 실체, 생물학적 존재와 디지털이 융합될 것이고 '초지능'과 '초연결'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조만간 현실화될 자율주행자동차에는 각종 센서가 서로 연결된 초연결, 도로 위의 모든 상황 등을 인지하는 초지능이 동시에 적용돼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가 큰 역할을 할 것이다. 2020년에는 500억개의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될 것이라는 시스코의 자료처럼 거의 모든 현실 세계의 사물들이 지능을 갖춘 IoT로 진화될 것이다.

산업생태계는 이러한 IoT를 통해 방대한 빅데이터를 생성하고 인공지능이 빅데이터에 대한 해석을 토대로 적절한 판단과 자율제어를 수행함으로써 지능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IoT 시장은 2020년 1조 달러로 연평균 28.8% 성장할 전망이며 국내 IoT 시장도 연평균 38.5% 성장이 예상된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생산체제에 있어서도 획일적 제품을 대량으로 제공하는 체제에서 개별요구에 맞춘 맞춤식 제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변화되고 있다. 즉석 맞춤식 의류, 책, 자전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위에 언급된 자율주행자동차나 무인항공기처럼 인간의 역할 인식과 학습기능의 대체까지 이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더 많은 제품을,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빨리 만들어내는 생산성 혁신마저도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과거 세 차례의 산업혁명 때도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우려가 있었다. 비록 사라진 일자리도 있었지만 새로운 일자리 또한 많이 만들어졌다. 4차 산업혁명도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로봇이 대체할 수 있는 분야의 일자리는 점차 사라지겠지만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빅데이터를 어떻게,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일자리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 드론, 3D프린팅, 5G, IoT, 가상현실, 스마트센서, 보안 등이 큰 역할을 한다. 이러한 것들을 활용해 4차 산업혁명을 구현하는 것은 대기업 단독으로 할 수 없는 것이기에 중소기업들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

이에 중소기업도 대기업과의 협력을 염두에 두고 4차 산업혁명에 맞춘 생산시스템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스마트공장을 통해 가능하다. 스마트 공장이란 생산의 전과정을 정보통신기술(ICT)로 통합해 생산성 및 에너지효율 강화, 제품 불량률 감소 등 생산시스템을 최적화하는 맞춤형 공장을 말하는데 생산단가를 낮추고 소비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

정부가 올해 1108억원을 들여 2200개 이상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한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