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복제약 ‘메로페넴’, 미국 시장 상륙 '주목'

2017-04-26 03:27
국산 복제약 미국 출시 최초…마케팅 인프라 부족 등은 장벽
앞서 출시한 국산약 매출성과 부진…차별화된 사업모델 성공여부 도전과제로

[사진=대웅제약 제공]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국산 제네릭의약품(복제약)도 미국 땅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지난 14일 대웅제약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 ‘메로페넴’이 미국 시장에 출시되면서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메로페넴 미국 진출은 국산 의약품 중에서는 LG생명과학(현 LG화학) 퀴놀론계 항생제 ‘팩티브’, 한미약품 항궤양제 ‘에소메졸’, 동아ST 항생제 ‘시벡스트로’,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등에 이어 5번째, 국산 제네릭의약품 중에서는 첫 번째다.

이로써 대웅제약은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입과 함께 국산 제네릭의약품 1호 타이틀을 갖춘 제품을 거머쥐게 됐다.

이는 대한민국 제약산업 역사에 또 다른 획을 그은 성과로 평가된다. 국내 제약업계가 아직까지도 복제약 위주인 상황에서, 복제약만으로도 해외 진출을 이뤄내는 사업 모델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축하기엔 아직 이른 상황이다. 그동안 국산 의약품들의 미국 시장 도전기를 살펴보면, 그 과정은 평탄치 않았다.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 경험이 많지 않았던 국내 제약사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문턱에서 수많은 좌절을 겪었다. 일부 국산 신약들은 임상시험 추진 과정에서조차 어려움을 겪었다.

FDA로부터 시판허가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이후가 문제였다. 시장 내에서의 마케팅 인프라는 글로벌 제약사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국내보다 더 치열한 시장 경쟁은 큰 장벽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앞서 미국에 출시된 LG화학 ‘팩티브’와 한미약품 항궤양제 ‘에소메졸’은 현재까지도 이렇다 할 매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사업 철수설도 제기된다.
 

[사진=대웅제약 제공]

이는 대웅제약에겐 도전과제가 될 수 있다. 그동안 국산 의약품들이 미국에서 보여준 성과와는 다른 성공 모델을 창출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제네릭의약품은 신약에 비해 투자금과 위험도가 적기 때문에 사업모델로서의 장점이 있어 성공 시 영향은 더욱 클 수 있다.

대웅제약은 자신감을 나타낸다. 현재 미국 메로페넴 항생제 시장은 복제약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2010년 이후 판매량이 증가하는데도 여전히 제품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에 메로페넴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는다.

또 cGMP 공장 건립이 아닌 대만계 CMO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FDA 실사를 통과하고 2015년 12월 시판허가를 최종 승인받은 전략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갖는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지속적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해 왔다”며 “그 결과 대웅만의 연구개발능력, 파트너사의 강점 등을 이은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