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부의장 "트럼프의 금융규제 완화는 심각한 위험 초래"

2017-04-22 03:30

스탠리 피셔 부의장, 트럼프 대통령 규제 완화에 반발
"올해 3회 더 금리 인상해야"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금융규제 완화에 반발했다.

피셔 부의장은 21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위기 이후에 이뤄진 금융시스템 개혁을 트럼프 대통령이 바꾸려고 공무원들에게 지시하고 있다"면서 "이는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금융위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 같다"면서 "은행시스템과 다른 금융시스템에서의 (잘못된) 처신 때문에 금융위기가 초래돼 우리 경제에 엄청난 손해를 끼쳤다. 수백만 명이 직장을 떠났으며, 수백만 명이 집을 잃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가 합리적인 속도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강한 금융시스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금융시스템의 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이뤄진 변화를 제거하려고 하는 조치는 매우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피셔 부의장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이후 추진하는 금융규제 완화작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연준 관계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규제 완화 방침과 관련해 이처럼 강한 목소리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피셔 부의장은 지난 2월 영국에서 열린 '워익 경제학 서밋'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규제 완화 방침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당시 그는 은행의 자본금 기준을 대폭 축소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헤칠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피셔 의장은 올해 연준이 세 번 더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미국의 경제성장 속도와 물가상승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계절적인 요인에 따른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지난달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통화정책금리결정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연내 2회 추가 인상'을 시사한 것보다 1회 더 많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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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