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장미대선, 거세지는 '네거티브'…이번엔 '문건 파문'

2017-04-20 17:00

국민의당 박지원 상임선대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후보에 대한 온갖 네거티브 공작의 컨트롤타워를 찾아냈다며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후보들 간 경쟁은 치열해지기 마련이다. 그에 못지않게 '네거티브' 공방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공방은 한층 뜨겁다. 각 후보의 가족 특혜채용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네거티브 공세 지시 문건' 파문까지 일었다. 기간도 짧은 데다 공세로 일관하면서 정책선거가 실종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안 후보 측 박지원 공동 상임선대위원장(국민의당 대표)은 20일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후보에 대한 온갖 네거티브 공작의 컨트롤타워를 찾았다"면서 "바로 문재인 선대위였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문재인 선대위 전략본부가 17일 문건을 생산해 민주당 의원과 지역위원장에게 대외비로 배포했다"면서 "(문건에서는) 안 후보에 대한 불리한 뉴스로 지지율 하락을 견인했다고 평가하고, 안 후보 검증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바닥까지 설파하라고 지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중 홍보를 하라며 '안철수 깨끗한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갑철수, 부도덕한 금수저'라는 문구까지 제시했다"면서 "문재인 캠프는 댓글부대, 문자 폭탄을 만드는 양념공장이고 문재인 후보는 양념공장 사장임이 밝혀졌다"고 비난했다. "'더불어희망포럼' 역시 비공식 메시지를 유포하는 비인가 사설공장"이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런 작태는 박근혜 십알단의 부활이자, 호남과 영남의 국민을 분열시키는 적폐 중의 적폐"라며 "문 후보는 안철수 네거티브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말했다. 더불어희망포럼 인사들의 명단 공개와 책임자 해임도 요구하는 한편, 검찰과 선거관리위원회 차원의 수사도 촉구했다.

그러나 문 후보 캠프의 우상호 공동 선대위원장(민주당 원내대표)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어느 개인이 만들어 지인에게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공식문건의 조직적 유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우 위원장은 "캠프 차원의 문제는 아니라고 확신한다"면서 "본부 차원에서 책임이 있는 사람은 해당 메일을 받은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사실 여부가 불분명한 각종 의혹 제기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공방의 수위도 높아진다는 데 있다. 각 캠프는 후보자의 발언이나 근거가 부족한 의혹에도 앞다투어 논평을 내면서 공격을 주고받는 상황이다. 

국민의당은 문 후보의 아들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취업 의혹과 아파트 불법증여 의혹 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지난 2014년 문 후보가 세월호 단식 도중 식비를 제출했다고 지적하거나, 문 후보가 자신의 유세차와 충돌해 사망한 오토바이 운전자와 유가족을 '조문 정치'에 이용한다는 비난을 담은 논평도 잇따라 내놓았다. 

민주당 역시 안 후보의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의 '1+1 채용' 의혹, 보좌진 갑질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박광온 공보단장은 안 후보가 지난달 대전 현충원 참배 당시 천안함 유가족에게 퇴장요구를 했다는 논란을 두고 사과를 요구하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여기에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지지율이 높은 문 후보와 안 후보에 대해 번갈아가며 비판에 가세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후보자나 후보자 가족의 도덕성 검증은 필요하지만 네거티브 공세와 이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조기대선인 데다, 후보자들을 살펴볼 기간도 짧은데 정책 공약을 하나라도 더 검증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