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우리나라 최초 시집 '청구영언' 영인본·주해서 발간

2017-04-20 10:18
1728년 김천택이 엮은 가집(歌集)…시조 580수 정리

'청구영언' 영인편 표지(왼쪽)와 내용 [사진=국립한글박물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철민)은 우리나라 최초의 시조집인 '청구영언'의 영인본과 주해서를 오는 21일 발간한다. 

'청구영언'은 1728년 김천택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거나 개인 문집에 산재해 있던 우리말 시조 580수를 모아서 유별로 정리한 후 이를 책으로 엮은 가집(歌集)이다. 

이순신의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성삼문의 '이 몸이 죽어 가서 무엇이 될까 하니…', 정몽주의 '이 몸이 죽어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이방원의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료…' 등의 작품은 구전으로만 전하다가 '청구영언'에서 비로소 기록으로 남겨졌다. 

고시조 연구의 권위자인 권순회 한국교원대 교수는 "전공자들이 자유롭게 원본을 볼 수 있다면 더 정확하고 엄밀한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며 '청구영언' 영인본 발간의 의의를 밝혔다. 권 교수는 원본이 공개됨에 따라 앞으로는 공식적인 학술 용어로 '진본 청구영언'을 지양하고 '김천택 편 청구영언'으로 쓸 것을 제안했다.

'청구영언'에 수록된 작품들은 중고등학교 교과서 등 여러 책에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원본이 공개되지 않아 마땅한 주해서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한글박물관은 권 교수를 비롯해 이상원 조선대 교수, 신경숙 한성대 교수 등과 함께 '청구영언' 주해서도 발간한다.

한글박물관 관계자는 "이번에 발간하는 주해서는 전공연구자, 중고등학생, 일반 독자, 외국인 등 다양한 계층의 요구를 반영했다"며 "원문과 주석뿐만 아니라 시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원문에 대한 현대어 풀이의 난이도를 두 단계로 나누는 방식을 시도해 고시조 주해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청구영언' 영인편과 주해편은 전국 대학도서관 등에 배포하고, 한글박물관 누리집에도 곧 게재할 예정이다. 

한편 국립한글박물관은 오는 28일부터 9월 3일까지 '청구영언' 원본을 공개하는 특별전 '순간의 풍경들, 청구영언 한글 노랫말 이야기'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