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루퍼트 머독' 리루이강, 美 대형 에이전시 CAA와 손 잡아

2017-04-19 10:19
리루이강 이끄는 국가 지원 펀드 CMC, 비욘세 소속 CAA와 합자회사 설립
CAA 中 시장 확대 돕고 중국 연예인, 감독 등의 세계 진출 이끌 전망

중국 문화, 미디어 분야 투자펀드인 차이나미디어캐피털(화런문화투자펀드)가 18일 미국 에이전시 CAA와 협력을 선언했다. 중국의 '루퍼트 머독'으로 불리는 리루이강 CMC 회장. [리루이강]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의 '루퍼트 머독'으로 불리는 리루이강(黎瑞剛) 회장이 이끄는 중국 정부지원 미디어·문화 투자펀드 차이나미디어캐피털(CMC·華人文化産業投資基金)이 미국 대형 에이전시 CAA와 손을 잡았다.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는 이 소식과 함께 리루이강 회장이 인터뷰에서 "본질적으로 문화산업은 '사람'과 관련된 분야로 CAA는 사람을 관리하는 기업"이라며 협력 결정의 이유를 밝혔다고 18일 보도했다. CAA는 팝스타 비욘세, 미남 배우 조지 클루니,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이 소속된 세계적인 에이전시로 중국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CMC와 CAA는 중국에 합자회사인 CAA차이나를 설립할 예정이다. CAA가 CAA차이나의 대주주가 되는 대신 CMC는 CAA 주식 일부를 확보하고 리루이강 회장이 CAA 이사회 일원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보유 비중 등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협력은 중국 시장 확대를 노려온 CAA와 중국은 물론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CMC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성사됐다는 분석이다. 두 기업의 미국 등 세계, 중국 시장에서의 영향력과 활동범위가 커 이번 협력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전망이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CAA는 지난 2005년 중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세계적인 명장으로 평가받는 장이머우(張藝謨), 펑샤오강(馮小剛)감독, 대만 슈퍼모델 출신 린즈링(林志玲)은 물론 자오웨이(趙薇·조미), 전쯔단(甄子丹·견자단) 등과 계약을 체결했고 지금까지 총 75편의 중국 영화 제작에 참여했다. 또, 4억 달러 규모 차이나머니의 영어권 영화 투자도 주도하는 등 시장 입지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리루이강 회장은 상하이 당 위원회 부비서장, 상하이시 소속 기업인 상하이미디어그룹(SMG) 사장을 거쳐 CMC의 수장이 된 중국 미디어 업계의 입지적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해에는 홍콩 최대 방송사인 TVB의 부회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리 회장이 이끄는 CMC는 중국 국내로 진출하는 글로벌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으며 대내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IMAX차이나에 투자했고 드림웍스, 워너브라더스와 합자회사를 세웠다. 

이 외에 스포츠 분야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5년 중신그룹(CITIC)과 함께 영국 대표 축구 클럽 맨체스터 시티의 모회사인 시티풋볼그룹 지분 13%를 4억 달러에 인수했다. 지난해는 중국 최대 레저용 축구 복합시설 건설업체인 사커월드에 투자했고 최근에는 컴소시엄을 구성해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전기자동차 경주 '포뮬러 E'에 수천 만 유로 투자도 선언했다.

이번 협력에 대한 리 회장의 기대감도 상당하다. 리 회장인 21세기경제보도와의 인터뷰에서 "CAA차이나는 기존의 중국 사업을 바탕으로 중국 영화, TV방송,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이벤트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을 계속 일궈낼 것"이라며 "중국 시장 확대는 물론 중국 유명 연예인과 감독 등의 세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