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한령에 합작영화제작 무산까지… 사드갈등, 광주·전남 중국 교류사업 '흔들'

2017-04-16 14:20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갈등 여파가 관광뿐만 아니라 광주·전남지방자치단체의 한·중 교류사업까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17일 광주광역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지자체 행사에 참석하려던 중국 측 기업과 관광객 등이 한국방문을 전격 취소하는 등 두 나라 우호협력 관계가 급격히 경색되고 있다. 완도군은 이달 14일부터 한 달 동안 열리는 2017완도국제해초류박람회에 중국 관광객 1만명을 유치하려고 했지만 차질을 빚었다. 당초 해조류박람회사무국은 중국 15개 기업과 관광객을 유치해 이번 박람회에서 비즈니스를 계획했지만 사드 여파로 중국기업 참여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2일 개막하는 광주시의 도심축제 프린지페스티벌도 중국인 관광객 1000여명의 참석이 취소됐다. 난징(南京)과 칭다오(靑島), 산둥(山東)성에서 모집된 이들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변에서 열리는 축제에서 광장무(廣場舞)를 선보인 뒤 관광에 나설 예정이었다. 

전남을 배경으로 한 첫 한·중합작영화 제작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 1000만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 '변호인' 제작사와 중국 대형 기획사인 레보필름이 손잡고 제작에 나서기로 했던 한·중합작영화 '그린자켓'이다. 이 영화는 지난해 9월부터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여수를 배경으로 90% 이상 촬영을 하기로 한 데다가 홍콩 유명배우 임달화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결국 중국 측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F1 경주장 사후대책으로 추진되는 '전남 GP(그랑프리) 창설'도 중국 측의 참여가 불투명해 전남도의 애를 태우고 있다. 도는 오는 9월 국내 대표 5개 클래스 대회와 중국 내 최고 클래스대회인 CTCC(China Touring Car Championship)를 유치해 '전남 GP'를 창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드 사태로 중국 측과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중국 CCTV를 통해 대회를 중계하는 방안도 현재 분위기라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사드 여파는 광주·전남지역 교육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올해 양국 학생들이 상호 방문하는 중국 국제교류학습 지원사업 11개 학교를 선정했지만 사업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중국 측에서 방한 일정을 차일피일 미루기 때문이다. 전남도교육청도 5월 추진키로 한 한·중 중·고등학생 교류사업도 연기됐다. 중국 측이 일정을 10월로 잠정 연기해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전북 남원시도 다음 달 3일 개최하는 제87회 춘향제에 출연하려던 옌볜 가무단이 최근 불참을 통보했다. 가무단은 2002년부터 참석해 남원시립국악단과 협연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