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vs 조현민 한진家 두 자매 엇갈린 행보

2017-04-18 18:20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땅콩회항' 이후 자숙하며 야인 생활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항공·호텔·관광 그룹 주요 사업서 경영수업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사진=대한항공 제공]


아주경제 이소현·윤정훈 기자 = '야인(野人) vs 경영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두 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녀인 조 전 부사장은 3년 전 일명 ‘땅콩회항’ 사건으로 인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야인’ 생활을 하고 있다. 반면 차녀인 조현민 전무는 한진그룹의 계열사 대표이사에 잇달아 이름을 올리며 경영인으로서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진가(家) 경영승계 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생겼다.

조 전 부사장은 2009년부터 6년 동안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로 재임하면서 그랜드 하얏트 인천의 웨스트 타워를 새롭게 개관했고, 경복궁 옆 송현동 복합문화단지 건설에도 힘썼다.

하지만 그의 경영 공백으로 2년 만에 호텔사업은 고스란히 동생인 조 전무에게 넘어간 모양새다. 최근 조 전무는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또 오는 6월 미국 LA 윌셔그랜드 호텔 개장식의 테이프 커팅도 오롯이 조 전무의 몫이 됐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이 그룹의 역점 사업 완성을 앞두고 호텔사업 수장으로 조 전무를 앉히며 경영승계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조 전무의 행보에는 거침이 없어 보인다. 한진그룹 자회사인 한진관광과 정석기업에 이어 칼호텔네트워크까지 계열사 3곳의 대표이사직을 꿰찼다. 그룹 내 입지는 확대됐고, 만 34세 최연소 임원이지만 그의 경영능력을 인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조 전무는 앞으로 '항공-호텔-관광' 사업을 3대 축으로 상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반해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는 아직 요원한 상태다. 그는 2014년 12월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혐의로 구속됐다가 이듬해 5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돼 풀려났다. 검찰이 상고를 제기해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후 그는 그룹 내 8개 주요 직책에서 물러난 뒤 쌍둥이의 엄마로, 한 가정의 아내로 살고 있다. 또 서울 동작구의 한 보육원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1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보육원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은 아이들과 잘 어울리고 아이들도 '키다리 선생님'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주며 잘 따른다”며 “지난 설에는 조 전 부사장이 아이들에게 직접 과자를 포장해서 선물하고 선생님들에게는 마스크팩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