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안보정책 오바마와 비슷…"안보-경제 사이 협상의 기술 필요"
2017-04-17 15:47
중국에 대한 강경책에서 협상으로 입장 선회…"트럼프 안보의 중요성 배워가는 중"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많은 정책에 있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선을 그어왔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변했다. 최근 들어 안보 정책 분야에서는 전정권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는 지적이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경제만을 우선으로 내세우던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 정책의 무게에 대해 배워가고 있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 트럼프 외교정책 중국과 러시아 정책 U턴
한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브로맨스 관계를 형성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 외교의 물줄기를 크게 틀었다. 한때 중국을 미국의 (경제적으로) 강간하는 국가라고 지칭했던 트럼프는 이달초 정상회담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의 고위 관계자 역시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 북한 전략이 역대 미국 행정부의 오랜 정책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무력을 통한 북한 정권의 전복을 꾀하기 보다는 외교적 압박과 협상을 통해 북핵 포기를 이끌어낸다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는 것이다.
관계자는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정권의 전복이나 남북한 통일에 대해서 별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이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의 협력 체제 구축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는 하는 나라는 바로 중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협력하는데 왜 내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부르겠느냐? (북핵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 선제 타격과 같은 군사적 행동을 취하기 보다는 중국과 함께 외교적 압박을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 공화당에서도 백악관과 비슷한 입장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애리조나)은 이날 북핵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북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중국이 쥐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케인 위원장은 이날 NBC 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원한다면 이것(북한의 핵 도발)을 멈출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북핵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어주기를 바라고는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북한을 응징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는 이처럼 안보와 경제 정책을 연결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의 입장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당시대중국 무역적자만을 강조하면서 중국의 지정학적 영향력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대통령이 된 상황에서 트럼프는 세계 안보 문제가 가볍게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주변에 있는 장성들과 관료들을 통해) 배우고 있다"면서 "나토에 대한 시각변화 중국에 대한 입장 변화도 이같은 깨달음에 기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서 경계심을 가질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오피니언을 통해 "중국이 최근 북한에 대해 일부 강경책을 취하고 있지만, 이는 이중적인 행동일 수 있다. UN의 북한 제재에 동의했던 중국이지만, 지난 15년간 중국과 북한의 교역량은 10배가 늘었다"면서 "트럼프가 제대로 된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 지 정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