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학의 ‘공부에 관한 공부’] 훌륭한 공부의 조건, 의지
2017-04-13 07:12
공부에 끝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두 가지 이유에서 공부가 안 되거나 공부에 문제가 생긴다. 하나는 증가하는 지식의 양과 속도를 개인의 ‘학습 능력’이 따라가지 못해 생기고, 다른 하나는 ‘의지’에서 발생한다.
첫 번째 문제는 내·외부적 요인이 결합해 일어난다. 외부적 요인은 알아야 할 지식이 증가하는 속도가 너무 빠르고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은 빨리 변하거나 쓸모없어지는 데 있다. 내부적 요인은 학습 능력의 노화다. 알아야 할 것은 많아지는데, 신체적 학습 능력은 나이가 들며 점점 떨어진다.
두 번째 이유는 온전히 내부적인 문제다. 앞서 말한 노화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라고 하겠지만, 이 경우는 공부의 의지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공부의 의지가 없는 상태는 다시 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공부가 싫어서 하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부의 대상이 아니라고 잘못 판단하는 경우다. 특히 필자는 후자가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런 현상은 아이러니하게도 공부를 많이 한 사람에게 더 잘 나타난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학습 능력이 노화되면 이 문제가 훨씬 두드러진다. 무엇인가 변화는 인식하지만, 그것을 이해하기보다 잘못된 것으로 판단하고 자신이 아는 과거의 것만 옳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과거가 옳다는 생각, 자신이 공부해 아는 과거의 지식이 옳았으면 하는 기대, 새로운 것을 인정하는 것을 곧 자신을 부정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완고함이 깔렸다. 그래서 이들과 대화해보면 일방적이고 꽉 막혔고 고집스럽다고 느껴진다.
이를 극복할 방법은 단 하나다. 그리고 이 문제를 극복해야 죽을 때까지 계속 잘 공부할 수 있다. 그 방법은 ‘아는 것은 알아야 할 것보다 절대 많지 않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는 것조차 쓸모없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는 것이다. 앞선 칼럼에서 그저 ‘아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기억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는가? 좀 느리게 배우면 어떤가? 학습 능력이 노화한다는 것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더 열심히 공부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진짜 나를 만들기 위해 공부하는 데는 ‘용기(勇氣)’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래서 ‘훌륭한 공부의 조건’ 첫째가 용기다. 그것도 한 번의 용기가 아니라 평생의 용기다. ‘시작할 용기’가 첫째 조건인 ‘용기’이고, ‘평생의 용기’는 오늘 설명한 ‘의지’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모건 스콧 펙이 말한 용기를 다시 생각해보자.
“두려움이 없는 것은 용기가 아니다. 용기란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또는 고통을 무릅쓰고 앞으로 나가는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