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형제경영' 확산…'우려 반 기대 반'
2017-04-12 03:00
빠른 의사결정·경영권 분쟁 '양날의 검'
대원제약·조아제약 성공 안착
R&D·영업분리…성장 원동력
대웅제약, 수년간 경영권 다툼
'빅2' 녹십자·한미약품 시험대
대원제약·조아제약 성공 안착
R&D·영업분리…성장 원동력
대웅제약, 수년간 경영권 다툼
'빅2' 녹십자·한미약품 시험대
아주경제 조현미·이정수 기자 = 상위 제약사인 녹십자와 한미약품이 형제경영에 들어가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형제경영은 경영진의 상호 이해도가 높아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단기 성과가 아닌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회사를 운영하는 장점도 있다. 동시에 형제 간 갈등이나 반목으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공존한다.
제약업계의 대표적인 형제경영 사례는 중견 제약사 대원제약이다. 1958년 세워진 대원제약은 형제경영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982년 이 회사에 입사한 백승호 회장(60)과 1985년 들어온 백승열 부회장(58)은 2002년 공동대표 자리에 올랐다. 두 형제는 제약사의 핵심인 신약 연구·개발(R&D)과 영업을 나눠 책임지고 있다. 미국 남가주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은 백 회장은 경영과 영업을, 미국 조지아대에서 유전공학석사를 취득한 백 부회장은 R&D을 각각 맡고 있다.
조아제약은 2014년부터 형제경영을 시작했다. 창업주인 조원기 회장의 장남으로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온 조성환 부회장(46)은 수출과 바이오 부문 R&D를, 한양대 경영학과 출신인 차남 조성배 사장(44)은 국내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두 형제는 해외 진출을 활발히 모색 중이다. 지난해엔 베트남에 동남아 시장을 전담할 사무소를 내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 540억원의 10%가량(50억원)이 수출에서 나왔다.
차남 윤재훈 전 부회장(55)과 삼남 윤재승 회장(54)은 경영을 번갈아가며 맡았다. 서울대 법학과를 나온 검사 출신인 윤 회장은 1997년부터 12년간 대웅제약 대표이사로 회사로 이끌었다. 그러다 2009년 4월 형인 윤 전 부회장에게 이 회사 대표이사직을 넘겨준 후 사실상 경영 일선을 떠나 있었다.
경영권 경쟁은 2012년 윤 회장이 대웅제약과 지주회사 대웅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며 일단락됐다. 동생에게 밀린 윤재훈 전 부회장은 현재 연질캡슐 제조업체 알피코프 회장을 맡고 있다. 알피코프는 지난해 대웅그룹에서 분리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