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중 정상회담 앞둔 5일 '북극성 2형' 탄도미사일 발사
2017-04-05 11:24
국방부 "KN-15 계열 평가"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이 5일 동해상으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6시 42분경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며 비행 거리는 약 60여km"라면서 "한미 양국 군의 초기 분석 결과, KN-15(미국이 북극성 2형에 부여한 명칭) 계열 미사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정상비행 또는 성공, 실패 여부 등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며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KN-15는 북한이 지난 2월 12일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발사한 IRBM인 북극성 2형에 미국 측이 붙인 이름이다. 미 태평양사령부도 이날 북한이 쏜 미사일이 KN-15이며 약 9분 동안 비행했다고 밝혔다. 태평양사령부는 KN-15를 MRBM(준중거리) 탄도미사일로 표기했다.
북한은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미사일을 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 태평양사령부는 함남 신포 일대 지상 발사시설에서 발사됐다고 설명했다. 미사일의 발사 방위각은 동해 방향으로 93도, 최고고도는 189㎞로 분석됐다.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은 발사 직후 우리 해군의 이지스함과 공군의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에 포착됐다.
정보 당국의 한 관계자는 "오늘 발사한 미사일은 지상의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됐다"면서 "어떤 기종인지는 계속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TEL에서 미사일을 쐈는지, 이번 발사가 실패한 것으로 평가되는지 등에 관한 질문에는 "추가 분석 중"이라고 답했다.
북한의 북극성 2형 발사는 지난 2월 12일 발사에 이어 두 번째로, 52일 만이다. 당시 북한이 쏜 북극성 2형은 동해상으로 500여㎞를 비행해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고각으로 발사돼 최고고도가 520여㎞로 파악됐다. 이번에는 고각발사하지 않았다고 군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북극성 2형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이고자 추가 발사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극성 2형의 개량형인 '북극성 3형'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이 발사체를 쏜 것은 지난달 22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급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지 14일 만이다.
북한의 이날 발사체 발사는 오는 6일 미국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심끌기용 무력시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는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북한 핵문제를) 중국이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가 하겠다"며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강하게 압박한 바 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한미 양국 군이 이달 말까지 진행 중인 연례 독수리훈련에 대한 반발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북한은 이달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과 최고인민회의(12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15일), 북한군 창건 85주년(25일) 등을 계기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대형 도발을 할 것으로 관측됐다.
한미 군은 북한이 언제든지 핵실험과 ICBM 발사 등 대형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보고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책 논의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