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역사에세이서 '보호무역'에 대한 견해 물어…HMAT 1일 전국적으로 실시

2017-04-01 15:40

1일 서울 신천중학교에서 현대자동차 인적성검사를 마친 학생들이 교문을 나서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자유롭게 서술하시오"

현대자동차가 1일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서류합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적성검사(H-MAT)에서 출제한 역사에세이 문제다. 지원자들은 역사에세이 문제를 30분 동안 500~1000자 내외로 답변해야 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뒤 세계적으로 '보호 무역주의' 기조가 강해지면서 이에 대한 문제가 등장한 것이다.

현대차는 문제에서 "고려는 건국 초기부터 대외무역을 장려하는 등 개방적인 외교정책을 추진했다"며 "수도인 개경 근처인 예성강 하구인 벽란도는 다양한 외국의 상인들이 드나드는 국제 무역항구로 크게 번성했고, 개방적인 외교 정책을 통해 고려는 주변국 사이에서 국제질서를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과 왕성한 교역통상을 전개한 고려와 달리, 조선은 쇄국정책을 펴나갔다"며 "대원군이 이와같은 쇄국정책을 고수한 이유는 중국이 위태롭게 된 것이 1842년 영국과의 아편전쟁 등으로 인해 외국에 문호를 개방했기 때문이라는 생각과 함께 조선왕조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영향을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져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현대차 채용자들은 이 설명을 바탕으로 △조선시대에 펼쳐진 쇄국정책에 대해 본인의 관점에서 평가하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서술하라 △시사점을 바탕으로 현재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자유롭게 서술하라는 두 문제를 풀었다.

이날 현대차 외에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다이모스, 현대오트론,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현대캐피탈, 현대라이프, 현대오토에버, 현대엔지비 등 그룹 내 총 14개 회사가 전국 각지에서 서류전형 통과자를 대상으로 인적성검사를 실시했다.

역사에세이는 현대차그룹 내에서 현대차만 유일하게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현대차 인적성검사에서는 '한글'을 주제로한 역사에세이가 출시됐고, 상반기에는 '르네상스'에 관해 질문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역사 에세이 시험은 단순 역사지식이 아니라 지원자들의 논리적인 사고 전개와 생각을 묻는 것"이라며 "역사적 사건에 대한 단편적인 역사 지식이 아닌 사회적 현상에 대한 관심을 알아보는 것이 주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인적성검사 결과 발표는 오는 14일에 난다. 이어 1차면접은 18일부터 25일까지 이뤄지며, 2차면접과 신체검사는 5월 16일~19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