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두산 회장, 취임 1주년 ‘허례허식’ 대신 ‘내실경영’에 집중
2017-03-28 19:02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취임 1년 만에 전 계열사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끌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28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은 이날 취임 1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별도의 기념사나 기념식 없이 평소처럼 경영 활동에 매진했다.
다른 산업계 CEO들이 취임 1주년 간담회나 기념식을 여는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실제 박 회장의 지난 1년은 내실 경영을 통한 주요 계열사의 성장과 유동성 위기 탈출로 요악된다.
그룹 지주사인 ㈜두산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6조4107억원, 영업이익 9172억원, 당기순이익 504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99%나 증가했고, 순이익도 흑자전환했다.
이같은 실적 성장은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 주요 계열사들이 견인했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은 영업이익 7912억원, 두산인프라코어는 영업이익 4908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두산밥캣은 영업이익 4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하며 힘을 보탰다. 이들 계열사의 선전에는 박 회장의 내실경영 행보가 큰 발판이 됐다는 평가다.
박 회장은 지난 한해 동안 사업부 매각,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부채비율도 크게 줄여나갔다. 그는 방산회사인 두산DST와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사업 등을 연이어 매각했고 이는 곧 수치로 나타났다.
두산중공업은 288%에서 264%로, 두산인프라코어는 266.8%에서 190.8%로 부채비율이 감소했다. 또 두산건설은 부채비율이 198.8%에서 184.6%로 줄었으며 두산밥캣은 103.6%에서 88.7%로 두자릿수로 떨어졌다.
박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의 유동성 위기를 두산밥캣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수천 억원 규모의 추가유동성으로 해결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각 계열사의 영업활동을 적극 독려하며 성과를 만들어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필리핀 등에서 9조500억원 규모의 신규 화력발전소를 수주했다. 수주잔고도 지난해 20조원을 기록하며 2014년 15조원보다 5조원 늘었다.
박 회장은 취임 2년차를 맞아 두산그룹의 성장을 본격적으로 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매출 19조1000억원,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을 달성한 뒤 내년에는 매출 20조원에 도전한다.
재계 관계자는 “현장을 직접 챙기고 내실 다지기에 나선 박 회장의 노력이 올해 실적 상승으로 본격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