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대우조선 채무조정안 두고 고심
2017-03-26 11:41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은 뒤 국민연금 공단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26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대우조선 채무조정안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으로 조만간 내부 회의를 열어 심의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본부는 출자전환의 적정성, 경영개선계획의 합리성, 기업가치 보전 방안, 법률적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기금의 장기적 이익 제고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규정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재 국민연금은 찬성과 반대 중 어떤 선택도 내리기 어려운 게 찬성하면 또다시 특정 대기업 살리기에 국민의 노후자금을 동원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서다. 더욱이나 대우조선이 정상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끝내 손실을 보게 된다면 책임 추궁까지 당할 수 있다.
반대 결정을 내리기도 쉽지 않다. 정부는 채무 재조정에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를 결합한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을 가동하겠다는 방침으로 P-플랜에 들어가면 대우조선의 수주 취소나 선수금 반환 요구 등으로 이어져 기업가치가 폭락하고 사실상 대우조선의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국민연금은 투자 원금까지 날릴 수도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기권'하거나 아예 사채권자집회에 불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도 나온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기권하거나 불참해도 결과적으로 P-플랜으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마땅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
현재 국민연금이 대우조선 회생의 '키'를 쥐고 있다. 지난 23일 정부가 발표한 구조조정 방안에 따르면 1조3500억원 규모의 대우조선 회사채와 2천억원 규모 기업어음(CP)의 50% 출자전환과 나머지 50%의 만기 연장이 필요하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회사채 전체 발행잔액의 30%에 육박하는 3900억원어치를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