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채무 재조정 작업 본격 착수…내일 시중은행과 회동
2017-03-26 10:14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시중은행들과 만나 손실 분담 문제를 공식 논의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산업은행·수출입은행과 KEB하나은행·KB국민은행 등 6개 채권은행은 27일 만나 대우조선의 채무 재조정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산은과 정부는 국책은행뿐만 아니라 시중은행과 회사채 투자자도 채무 재조정에 참여해야만 대우조선에 신규자금 2조9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추가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시중은행은 대출금(무담보채권) 7000억원의 80%인 5600억원을 대우조선 주식으로 바꿔달라는(출자전환) 요구를 받았으며 출자전환에 포함되지 않는 1400억원은 상환이 5년 유예되고 대출이자도 연 1% 내외로 낮춰줘야 한다.
시중은행이 채무 재조정을 거절할 경우 대우조선은 바로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을 결합한 구조조정 수단인 '프리패키지드플랜(Pre-Packaged plan·P플랜)에 들어가게 된다.
금융당국은 대우조선 지원 방안을 발표하기 전 시중은행들로부터 출자전환에 참여하겠다는 구두(口頭) 합의를 받은 상태이나 출자전환한 주식이 손실 처리될 가능성이 커 시중은행 내부적으론 대우조선 지원을 마뜩잖아 하는 분위기다.
더군다나 신규자금이 들어가더라도 당분간 대우조선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출자전환에 따른 시중은행의 손실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무담보 대출 이외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여신등급 '요주의'의 상한선인 19%까지 높이고, 새로 발급하는 선수금환급보증(RG)에 대한 충당금까지 쌓으면 추가 충당금으로 최대 6400억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을 거절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대우조선이 P플랜에 들어갈 경우 90%를 웃도는 가혹한 수준의 출자전환이 진행될 수 있다. 대규모 선수금환급보증이 실행돼 발주사에 돈을 물어주고, 출자전환 대상 여신이 지급 보증 채권까지 확대되면 은행권 손실 규모는 크게 증가한다.
금융당국은 논의를 거친 뒤 이달 안으로 시중은행들로부터 채무 재조정에 참여한다는 협약서를 받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