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앱에 군시설 항공사진 노출하고 "네이버·다음 안떠 문제 없다"는 정부..."안보 불감증 심각"
2017-03-22 12:23
국토부는 항공사진 제공하는 국토지리정보원에 책임 떠넘겨
국토위 관계자 "구글지도 반출 불허 논리 그대로 실수한 것"
국토위 관계자 "구글지도 반출 불허 논리 그대로 실수한 것"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정부가 '스마트 국토정보'를 통해 수년간 군부대 등 국가 보안시설 항공사진 일부를 보안작업 없이 노출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북한과 대치하는 특수 상황에서 심각한 안보 불감증을 또다시 드러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본지 2017년 3월 22일 단독기사 바로가기>
국토교통부는 본지가 취재에 들어간 지난 21일 오전 11시 스마트 국토정보에 '시스템 점검 중'이라는 화면을 띄우고 서비스 제공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강원도 인제군 소재 육군 A사단 등 일부 군 시설의 항공사진이 블러(blur) 또는 위장 처리 없이 노출된 것으로 확인되자 부랴부랴 서비스를 차단한 것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수작업을 통해 보안작업이 이뤄지는 만큼 그 과정에서 일부 지역이 누락된 것으로 파악했다.
국토지리정보원의 한 관계자는 "항공사진의 경우 국방부와 기무사 등의 검열과 내부 검토 등을 통해 보안작업을 진행하는데, 일부 지역이 실수로 빠지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최근 생산된 항공사진에는 문제가 없으나, 스마트 국토정보 시스템 간 연결성 부족으로 반영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 국토정보를 통해 노출된 항공사진이 해상도가 낮아 활용도가 떨어지는 만큼,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험이 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보면서도 군부대 등 국가 보안시설 정보에 대한 관리 소홀 등 안보 불감증에 대해서는 문제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해당 항공사진이 노출한 정보 정도는 일반인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군부대 위치 이외에는 중요한 군사기밀을 알기 어렵다"면서 "그러나 보안작업에 구멍이 생겼는지조차 모르는 안보 불감증은 또 다른 심각한 안보 위험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토교통위원회 관계자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 같다. 지난해 정부가 구글지도 반출에 대해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불허했던 논리 그대로 실수를 한 것 아니냐"며 "국가 안보에 있어 지도 등 공간정보에 대한 중요성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해 발생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요청에 대해 국가 보안시설 노출 우려를 이유로 불허했다.
구글이 위성영상에 대한 블러 등 보안처리 방안을 수용하지 않아 안보 위험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 불허 결정을 내릴 당시에도 정작 정부가 군 시설 등 일부 국가 보안시설을 무방비로 노출하고 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