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진 1면에 대문짝만하게 실은 중국 유력일간지

2017-03-22 08:58
관영 환구시보 '한국 대통령의 저주 이어가'

베이징 유력일간지 베이징청년보 22일자 1면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한 사진이 게재됐다.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관영 언론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소식을 전하며 ‘유종의 미를 못 거두는 한국 대통령의 저주를 이어갔다’고 평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22일자 사설을 통해 "박근혜는 한국 헌정 사상 네 번째 검찰에 소환된 역대 대통령"이라며 "만약 뇌물수수죄가 성립될 경우 최고 종신형이라는 엄벌에 처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사설은 "한국에서는 1948년부터 박근혜 이전까지 모두 10명의 대통령을 거쳐왔으며, 이중 3명이 도중 물러나고, 1명은 암살됐으며, 1명은 조사를 받던 중 자살했고, 2명은 실형을 받았고, 나머지 3명은 친인척 부패에 연루돼 위신이 땅에 떨어졌다"며 한국 대통령들은 좋지않은 말로를 맞았다고 전했다.

사설은 한국 대통령들이 법적 수사를 피해갈 수 없는 것과 관련해 두 가지 상반된 가치판단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하나는 대통령이 법적추궁을 받는 것을 민주의 승리라 여기는 것이라며, 왜냐하면 대통령의 기조차 꺾어놓는 것이 한국 민주의 의지가 강렬함을 보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하나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성숙하지 못해 재벌이 도덕성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등의 중대 문제에 대해 대통령을 희생양으로 삼아 매번 똑같은 일들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사설은 한국의 재벌문제, 정경유착 등을 개혁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을 처벌하는 게 사회적 분노를 표출하는 길이 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사설은 박근혜는 대통령 재임 전반부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며 한중 전략적 협력파트너 관계는 최고조에 달했다고 평했다. 하지만 어찌됐든간에 그는 후반부에 가서 대중정책을 180도 바꿔 맹목적으로 한국내 사드 배치를 추진해 한중관계를 양국 수교이래 최저 침체기로 몰아넣었다고 전했다.

사설은 한국은 번영을 이룩했지만 일부 근본적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했다며 그것은 국가의 번영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각종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사설은 재벌중심 사회, 대북정책 실패, 대국간 관계를 균형적으로 다루지 못한 탄력적 외교전략 실패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사설은 "박근혜의 롤러코스터 같은 운명을 한국이 맞닥뜨린 잠재적 운명의 축소판"이라고 비유했다. 사설은 "박근혜가 감옥살이를 하든 안하든, 몇년을 감옥살이하든 그는 오늘날 동북아 특수한 시대에 하나의 부호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주요 언론들은 전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중국 관영 CCTV는 이날 방송 도중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위해 삼성동 자택을 출발하는 장면을 생방송으로 연결한 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박 전 대통령이 발언하는 순간까지 자세히 전달했다.  베이징의 한 유력일간지는 22일자 1면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게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