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화 한은 부총재 "미국·EU·중국·일본 위험요인 한국경제 악영향"

2017-03-16 15:31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는 16일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 글로벌 위험 요인들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장 부총재는 이날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은과 대한상의가 공동으로 개최한 '2017년 글로벌 '빅4'(미국·EU·중국·일본) 정세변화와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의 경우 트럼프 신정부가 글로벌 무역 체계에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정책들을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 세계경제의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충분히 예상됐기 때문에 국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향후 추가 인상 속도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남아있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인상되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 부총재는 유럽 경제에 대해 "경제 상황 개선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으나 정치적 리스크가 걱정거리로 부각됐다"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프랑스 대선, 그리스 채무이행 등의 전개 방향이 매우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특히 "이 때문에 유럽연합(EU) 또는 유로 체제가 오래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와 관련해 "금년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낮춰 잡았지만 금융·경제의 불안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덜해진 상태"라며 "다만 과도한 기업부채, 과잉설비 등 구조적 취약요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본 경제는 아베노믹스 하에서 시행된 확장적 거시경제 정책에 힘입은 부분적 개선 움직임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돼 지속가능한 성장과 디플레이션 탈피로 이어질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꼬집었다.

장 부총재는 "(미국·유럽·중국·일본의) 위험요인들이 현실화되면서 세계 교역과 우리 수출의 회복세를 제약하고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정책 변화 등도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