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갈등에 국내 유학생 유치 다변화 필요성 높아져

2017-03-16 12:21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중국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국내 대학들도 유학생 유치가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대학가에 따르면 각 대학들도 사드 갈등에 따른 국내 유학생 유치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당장 중국 유학생 유치에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며 “중국에 집중된 유학생 유치를 다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국 대학 사이의 공동 연구 프로그램 등도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의 경우 중국 베이징대와 새로운 공동연구를 기획해 우리나라 교육부에 연구 신청을 하려 했으나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연기했다.

민귀식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베이징대와 공동 연구를 기획하려 했으나 상대방 측에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연락이 와 연기하기로 했다"며 "양국의 사드 갈등이 장기화되는 경우 국내 중국 유학생 유치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중국 관광객이 줄면서 중국어 학원의 관광가이드 자격증 취득을 위한 수업 역시 수강자가 줄면서 폐강되고 있다.

중국내의 우리나라 여행 상품이 없어지면서 양국 간 학생들의 교류도 줄어들 가능성도 크다.

여행 상품이 없어 현재 우리나라 비자를 받으려면 개인이 일일히 중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신청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거주 중국인인 이검씨는 “베이징에 사는 친구 2명이 이달 중 한국에 오기 위해 여행사에 비자를 신청했지만 이달 초 상품이 없어져 비행기표 등 모두 환불을 받았다”며 “여행 계획을 다 세워놨는데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에 있는 중국 유학생들도 사드 갈등으로 양국 간 감정이 악화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 중국 유학생은 “사드 때문에 양국 간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걱정이 들기도 한다”고 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불안감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중국 유학생 유치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2016년 4월 기준 국내 유학생 10만4000명 중 중국 학생은 6만명으로 58% 정도다.

2015년 4월 기준 6만6000명에서 6000명이 줄어든 가운데 비중도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국내 유학생 중 중국 유학생이 절반을 넘는다.

해외 유학 국내 학생은 22만명 정도로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에 가 있는 학생이 29.8%로 미국에 나가 있는 비중 28.5%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2015년에는 미국이 31.7%, 중국이 29.3%였다.

대학들의 중국에 치우치지 않는 유학생 유치 다변화 노력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부는 중국에 치우쳐 있는 유학생의 다변화를 위해 국내대학 유학생유치인증제 평가 시 다변화지표를 통해 유도를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중국을 제외한 아세안 국가, 아프리카, 중남미 학생들을 대상으로 초청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중동과 중남미를 중심으로 유학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유학생 유치 다변화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가 있는지는 불투명해 댜변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드 문제가 아니더라도 중국 역시 학령기 인구가 줄어들어 유학생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유학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기반 조성에 나서고 유학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중국보다는 다른 나라를 대상으로 다변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