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단기 경제 회복" 탄핵 이후 한국 미래에 외신도 관심

2017-03-12 14:22
60일 내 조기 대선 예정...정권 교체 여부에 관심 집중
사드로 인한 외교 갈등·국론 분열 봉합은 과제로 지적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10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중계 화면 뒤로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결정을 세계 각국에 긴급 타전한 외신들은 조기 대선 등 향후 한국 정세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경제 불확실성 중 하나인 주요 정치 문제가 해결됨으로써 경제를 낙관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국론 분열을 봉합하는 숙제가 남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헌법재판소의 이번 판결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 조치된 대통령이 됐다"며 "이에 따라 향후 60일 내에 조기 대선이 치러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권 교체 여부에 주목되는 가운데 탄핵을 주도한 진보 성향 야당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정부에 비교하면 북한에 대해 훨씬 화해적인 접근을 취해왔다"며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이 재개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일간 르몽드와 르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은 "헌재의 판결에 따라 한국에서는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됐다"며 "탄핵 이후 대통령의 면책특권이 사라져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나서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한국과의 관계에서 변함 없이 유대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일본 정부와 일부 정치권에서는 향후 한·일 관계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온다.

정권 교체 여부에 따라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체결한 위안부 한·일 합의와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이 재협상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파면 결정은 한·일 관계에서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일본 외무성 간부의 발언을 전달했다. NHK는, 산케이신문 등은 "대선은 오는 5월 9일 이전에 실시할 가능성이 유력한 가운데 각 당의 선거 준비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야당 우위 상태로 선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와 글로벌 경제 분석기관 등은 이번 탄핵 결정을 계기로 주요 정치 문제가 해결됨으로써 단기적으로는 경제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가계부채와 기존 외교 갈등의 영향에 따라 또 다른 경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라지브 비스워스 IHS글로벌인사이트 수석이사는 "탄핵 소추 이후 정치적 공백 상태에 빠졌던 한국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차기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했다"며 "북한과의 긴장 상태에 이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과의 외교 마찰로도 정치적·경제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국론 분열 양상을 봉합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는 지적도 잇따라 나왔다. BBC,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들은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파 기성세대들이 탄핵 찬성파에 대항하면서 국론이 크게 분열됐다"며 "헌재의 탄핵 인용 이후 박 전 대통령 지지 시위자 2명이 사망하는 등 갈등이 깊어지고 있어 당분간 갈등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