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식의 정치논평] 탄핵선고의 의미
2017-03-10 07:54
헌법재판소가 10일 오전 11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한다.
긴 터널을 지나왔다.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쏟아진 지 넉달이 지났고, 국회가 탄핵소추를 한지 꼬박 석달이 됐다.
그 기간동안 촛불과 맞불집회로 갈라진 상처는 우리의 역사를 해방공간으로 되돌려놓았다.
시민의 의미를 되물어야 하는 시간이었고, 주권의 개념 정의를 들이밀어야 했다.
옳고 그름의 문제를 비틀어 어느새 진보와 보수라는 프레임전쟁으로 만드는데 성공한 듯한 세력들은 뒤에서 웃음을 짓고 있을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적 적폐 청산의 요구 대신 대통령 탄핵으로 쟁점이 옮아감에 따라, 다시금 새로운 시민혁명이 필요할 지 모른다.
분열이라는 말을 함부로 갖다붙이고, 분열을 부추긴 세력들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촛불을 들고, 평화롭게 거리를 행진한 뜻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다. 그 판결을 두고 법률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법체계인 점도 인정한다.
그러나 국민의 80퍼센트가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계속 탄핵을 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헌재 재판관들이 이에 반하는 판결을 한다면 마음으로 수긍하고, 이제 일상으로 복귀해 아무 일이 없었다는 식으로 살아가는 게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만에 하나 그럴 경우에는 현재의 법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일어나고, 새로운 법체계를 만드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다.
이미 정치권에서 군불을 때기 시작한 개헌론이 강한 추진력을 얻게 될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살기에 바빠 제대로 찾지 못한 우리의 권리를 촛불집회를 통해 알게되고 이제 되찾고자 하는 것이다.
국민의 주권과 시민의 권리를 본래 자리로 돌려놓으려 한 것이 촛불혁명의 출발이자 완성이다.
그동안 훌륭했으며, 앞으로 어떤 일이든지 촛불정신이 살아있으며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
그러니 모두 수고했다고 덕담을 건네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시 힘을 내자고 서로를 껴안자.
긴 터널을 지나 이제 희망의 출구가 우리를 기다린다.
[박원식 부국장 겸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