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회수에 제품 압류까지"... 中 사드보복에 중소기업 아우성

2017-03-09 18:28

[▲주영섭 중소기업청장(가운데)이 대중국 수출 중소기업 간담회에서 기업별 애로·건의 청취 및 논의를 하고 있다.]

아주경제 장은영 인턴기자 = '중국발(發) 사드 보복' 여파가 국내 중소기업계에도 깊숙이 번지고 있다.

전략적 투자를 펼치던 중국 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있고, 중국 현지 전시회에서는 한류상품 전시조차 못 하게 막고 있다. 특히 수천여 개에 달하는 중소기업 제품이 중국 세관에 압류 당하는 등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이 본격화하고 있다.

9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대중국 수출중소기업 간담회'에서 중소기업계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간담회는 중소기업청을 비롯한 수출중소기업, 유관기관이 함께 모여 대중국 수출과 관련한 향후 정책 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수출중소기업들은 중국 현지 영업망 투자액 회수와 통관 지연, 인증 강화 등 최근 악화된 수출 상황을 토로했다.

이현구 클러어스코리아 대표는 “우리 회사에 전략적으로 투자하려던 중국 기업이 발을 뺐다”며 “이번 사드 문제로 인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데 큰 차질이 생겼다”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단순히 한한령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류 현상 자체가 소멸되면 한류 산업이 장기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 입점한 HM인터네셔널은 중국으로 보낸 물품 중 5500건이 현재 중국 세관에 압류됐다. 정경호 HM인터네셔널 본부장은 "K-팝 상품 등 한류 상품을 주로 수출해 매출의 95%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데 이 가운데 중국이 70% 이상을 차지한다“며 ”이번 한한령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화장품 원료를 취급하는 회사 케미랜드의 경우 지난해 실적 호조 덕에 올해 중국에 공장을 매입, 시설 투자에 나섰는데 이번 사드보복 사태로 설비투자 회수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 외에도 수출중소기업들은 해외인증획득 지원 및 신속한 법령정보 제공 등을 통한 수출중소기업의 보호무역 대응역량 제고와 신흥시장 진출 노력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건의했다.

이 같은 업계의 애로사항에 주영섭 중기청장은 적극적인 정책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주 청장은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지원을 해주기 위해 기금을 증액했다. 지방수출지원센터에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신고해주시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중기청은 대중국 수출기업 밀착관리를 위해 전국 14개 지방수출지원센터를 통해 운영 중이던 보호무역 모니터링 체계를 중국대응 전담반(TF)으로 격상하고, 500억원에 달하는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예산을 추가로 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