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책가방과 증강현실 게임, 아이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2017-03-06 15:28

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 신학기가 시작되면 부모들은 책가방을 비롯한 학용품 마련에 고심하기도 하지만 우리 아이가 바뀐 환경에 잘 적응할 지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특히 한참 성장이 진행되는 시기인만큼 작은 환경변화나 습관 형성이 척추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패션업계에서도 무거운 가방보다는 한결 가벼운 가방에 포커스를 맞춘 새학기 신상품들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높아진 스마트폰 보급률에다 증강현실 게임까지 인기몰이를 하며 아이들의 목건강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10여년만에 다시 유행하기 시작한 바퀴달린 운동화도 성장기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서면자생한의원 이정우 진료원장의 도움말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신학기를 보낼 수 있는 노하우를 알아보자.

▶ 무거운 책가방은 척추측만증을 비롯한 다양한 척추질환 유발

신학기에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는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은 척추측만증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척추측만증은 척추변형으로 인해 척추뼈의 만곡이 소실되고 한쪽으로 C자형 또는 S자형으로 10도 이상 틀어지는 질환이다. 특히 10살을 전후로 성장기무렵부터 서서히 진행돼 사춘기 무렵에 집중적으로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척추측만증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11만3천명으로 이 가운데 10대 환자가 44.4%로 가장 많았다.

학생들의 무거운 책가방이 척추측만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여러 가지 연구들을 통해 알려진 바로는 권장되는 책가방 무게가 아이 몸무게의 15%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넘어서는 무거운 책가방은 아이의 척추측만증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심하면 허리디스크나 목디스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거북목이나 골반불균형과 같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게 되면 성장기 어린이들의 키성장에도 방해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거운 책가방을 메고 생활하면 척추변형을 유발할 수 있다. [사진=서면자생한의원]


이정우 진료원장은 "무거운 책가방으로 인해 한쪽으로 몸이 쏠리거나 허리가 구부정하게 앞으로 숙여지는 등 흐트러진 자세로 오랜시간 유지되고 굳어지게 되면 척추측만증 유발로 직결될 위험이 있다"며 "가방을 한쪽으로만 메거나 양쪽 가방 끈의 길이가 달라 무게가 치우치는 경우에도 척추측만증이 발생될 수 있는 만큼 양쪽 끈 길이도 알맞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 스마트폰 증강현실게임 인기몰이는 아이들 목건강에 위협

최근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초등학교 저학년생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하고 있다. 미래창조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달 발표한 '2016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0~19세 청소년 10명 중 3명(30.6%)이 스마트폰으로 인한 금단, 내성, 일상생활 장애 등을 겪는 과의존(중독) 위험군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만 10세 미만 유·아동의 스마트폰 중독 비율도 17.9%로 성인(20~59세) 16.1%보다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5년(12.4%)보다 5.5%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요즘 한창 인기몰이중인 '포켓몬고'와 같은 증강현실 게임의 중독성도 아이들을 위험에 노출시키는데 한 몫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집중하면서 길을 걷다 보면 주변을 살피지 못해 교통사고 위험에도 노출되기 쉽지만 목 건강에도 좋지 않다. 성인들의 경우에도 스마트폰을 들고 한동안 걷다보면 어깨나 목이 뻣뻣해짐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거북목증후군을 비롯해 목디스크와 직결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정우 진료원장은 "목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스마트폰을 사용하더라도 10분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고 고정된 자세로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돌아온 바퀴달린 운동화 유행도 골절과 타박상, 무릎 성장판 해칠 수 있어

10여년 전에 유행하던 바퀴달린 운동화가 지난해부터 다시 유행이 시작됐다. 10여년 전엔 중고생들과 비교적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했다면 최근에는 6~7살 어린아이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저연령층 사이의 필수 유행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바퀴신발을 신는 아이들 중엔 안전 장비를 착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 사고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작은 돌이나 아스팔트 홈과 같은 장애물에 걸리게 되면 발은 정지된 상태에서 몸만 앞으로 튀어나가게 돼 손목이나 팔꿈치 등이 삐끗하거나 타박상을 입기 쉽고 심하면 골절될 수도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1일 2014년과 2015년엔 바퀴달린 운동화 관련 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지만 지난해엔 어깨골절과 타박상 등으로 5건의 사고 사례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바퀴달린 운동화는 걷다가 뒤축에 무게중심을 실어서 바퀴를 굴리면서 마치 스케이트를 타듯 미끄러져 나간다. 뒤축에 무게를 싣기 위해 앞발을 들다 무게중심이 뒤쪽으로 과하게 옮겨지면 뒤로 넘어질 확률도 높아지지만 무릎이 뒤로 심하게 구부러지는 과신전 형태가 된다. 이런 상태에서 장애물에 부딪히거나 급정거를 하게 되면 부담감은 고스란히 무릎으로 가게 된다. 심하게 충격을 받은 후 다친 관절 부분에 멍울이 만져지거나 한쪽으로 휘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 성장판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키가 덜 자랄 수도 있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다가 성장장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무릎의 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것과 같은 심각한 부상을 당할 수도 있기에 통증이 시작되면 병원을 찾아 정밀하게 진단받고 치료할 필요가 있다.
 

서면자생한의원 의료진이 척추측만증 환자에게 추나요법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서면자생한의원]


이정우 진료원장은 "한방에선 척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추나요법이라는 수기치료법을 통해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힘의 방향과 강약을 조절하며 체형을 교정한다"면서 "하지만 치료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움말 : 서면자생한의원 이정우 진료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