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차 산업혁명’이 모든 분야에서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되는 이슈 중 하나는 바로 빅데이터의 활용 부분이다. 개별정보가 축적된 빅데이터 환경에서는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배제할 수 없으며, 이는 빅데이터의 활용을 막는 최대의 걸림돌이기도 하다. 빅데이터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프라이버시를 보존하면서 데이터 활용이 가능한 환경 구성에 대한 고민이 먼저 필요하다.

정부는 빅데이터 내에 존재하는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해 2016년 6월 30일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개인정보도 비식별 조치를 하면 정보주체의 사전 동의 없이 기업이 활용하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산업계에서는 가이드라인으로 국내 빅데이터 활용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되면서 빅데이터 관련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초기 단계에서 어떠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가야 하는지, 비식별화 데이터의 효용성 등에 대한 우려로 인해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비식별 개인정보 활용이 시행 초기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권과 다른 업종간 데이터 결합을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해 금융보안원이 수행한 정보집합물 결합 건수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집합물 결합이란 금융권과 유통, 통신 등 다른 업 권이 보유한 비식별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빅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비식별화 된 개인정보 활용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야 한다. 가이드라인에서 찾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 내부 활용, 데이터 판매, 데이터 결합이 있다.

첫 번째는 기업 내부 활용 비즈니스 모델이다. 비식별화 된 데이터는 더 이상 개인정보가 아닌 것으로 추정함에 따라 기업내부에서는 고객의 추가적인 동의 없이 시장조사, 신상품 및 서비스 개발, 마케팅 전략 수립, 업무 프로세스 개선, 위험관리 등의 다양한 용도로 분석 및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트랜잭션 데이터도 비식별 처리되면 고객의 동의 없이 기업내부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다만 개인 식별을 전제로 하는 1:1마케팅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두 번째 비즈니스 모델은 데이터 판매 부분이다. 비식별화 된 데이터는 제 3자에게 제공이 가능하다. 제공하는 기관은 데이터 판매가 가능하고 제공받은 기업은 이를 시장조사, 신상품 및 서비스 개발, 마케팅 전략 수립 등 다양한 용도로 분석 및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카드사 및 커머스사의 데이터에 관심이 많고 헬스케어와 보험사에서는 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만 이 경우 재식별 금지, 재식별 위험시 통지 등의 내용을 해당 비식별 정보 제공과 관련한 계약서에 반드시 포함하여야 하며 제공받은 정보 또한 기업 내부 활용과 마찬가지로 개인 식별을 전제로 하는 1:1마케팅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세 번째 비즈니스 모델은 데이터 결합 부분이다. 서로 다른 사업자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의 결합이 비식별 조치 전문기관을 통해서 가능하게 되어 빅데이터의 결합을 통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내부 데이터뿐만 아니라 외부데이터를 결합하여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예를 들어 통신사의 로밍 데이터와 카드사의 정보를 결합하여 카드사 회원에게 해외여행관련 마케팅 캠페인 및 수수료 혜택 제공 등이 가능할 것이다.

이처럼 활용 가능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낼 수 있지만,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에 비식별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유용성 부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개인에 대한 비식별만이 목적이 된다면 비즈니스에 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에서 언급한 17가지 비식별 조치 기술을 데이터의 특성과 사용목적을 파악하여 적절하게 사용하여 비식별 처리하는 것이 선제되어야 한다. 비지니스에 유용하게 비식별 처리된 데이터를 이용하여 앞서 제안된 비즈니스 모델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빅데이터 관련 시장 확대는 물론 4차 산업혁명 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에서 새로운 이익을 창출하는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