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3·4위 대한제강·한국철강, 안정적인 3세 경영

2017-02-22 23:02

장세홍 한국철강 대표(왼쪽)와 오치훈 대한제강 대표. [사진 제공= 한국철강, 대한제강]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국내 철근업계 3, 4위 업체인 대한제강과 한국철강이 오너 3세들이 경영을 맡은 뒤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한제강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330원씩 총 74억2675만원 가량을 현금배당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56억5800만원보다 30% 넘게 증가한 수치다.

이는 주택경기 회복세로 철근 수요가 늘어나면서 양호한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제강의 지난해 4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5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유건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경기가 호조를 보인 데다 지난해 3분기 타워크레인 파업으로 인해 지연됐던 물량이 4분기부터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건자재협회와 철근 가격을 t당 3만5000원 인상하기로 해 올해 상반기까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대한제강은 실적 개선 뿐 아니라 품질 향상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품질 연구개발을 위한 품질 TF팀도 신설했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창업주인 고 오우영 회장의 손자 오치훈 사장이다. 오 사장은 지난 2014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 회사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한국철강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철강은 현재 고 장경호 동국제강그룹 창업자의 6남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의 차남인 장세홍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 2007년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2014년부터 독자경영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때 회사 실적이 반토막이 나며 위기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고 있다.

​한국철강의 지난해 4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4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85%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택경기의 호조로 철근 판매량이 증가했고, 철스크랩 가격은 하락했지만 철근 가격이 올라 마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호실적을 바탕으로 한국철강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82억원을 올해 결산 배당할 예정이다.

최근 장 대표는 철근, 단조제품 등 기존 사업 외에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제강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특별히 전망하고 있는 실적 자료는 없다"면서도 "요즘 업황이 좋은 만큼 비슷한 흐름을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철강가격이 지난해 급등하면서 국내산 철근가격과 가격차가 크게 좁혀졌다"며 "이에 따라 중국산 철근 수입량이 줄어든 것도 양사 실적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