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중 '직위유지 논란'…문형표 이사장, 뒤늦게 자진사의

2017-02-22 00:26
21일 ‘사퇴의 변’ 통해 “진실 묻혔다. 결과만 부각돼있어 안타깝다” 항변키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7일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삼성물산 합병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1일 자진 사의를 표명했다.

다만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청와대로부터 지시를 받거나 해당 기업으로부터 요청을 받은 바 없고, 국민연금공단으로 하여금 합병에 찬성토록 구체적·명시적으로 지시한 바 없다면서 혐의는 부인했다.

문 이사장은 이날 ‘사퇴의 변’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최선을 다했으나 진실은 묻혀버렸고, 오로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찬성한다’는 결과만 부각돼있어 안타깝다”며 “계속 이사장직을 유지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연금공단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이기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직을 내려놓고 재판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모든 것이 올바른 자리로 되돌아가길 바란다. 30년 연금제도 역사와 같이 해왔던 국민연금 학자로서 국민연금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기꺼이 함께 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특검 수사 결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2015년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지난해 12월 31일 구속된 바 있다.

국민연금에도 당부의 말을 남겼다. 그는 “부족한 저로 인해 따가운 시선과 눈총을 감내했을 6000여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고개 숙여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이번 일이 ‘1국민 1연금’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