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9% 올랐지만 "ELS 투자 신중해야"

2017-02-15 15:36

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홍콩 H지수가 올해 들어서만 9% 넘게 뛴 덕에 이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주가연계증권(ELS) 발행도 늘고 있으나,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적지않다. 미국 금리 인상을 비롯한 불확실성이 여전해 섣불리 베팅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 H지수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9394.87에서 1만254.44로 9.15%(859.57포인트) 상승했다.

H지수는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4.41%)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3.68%), 일본 니케이지수(1.71%), 코스피(2.37%)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컸다.

이처럼 홍콩 증시가 선전한 것은 최근 미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덕분에 ELS 시장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 발행액은 전달 869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초자산을 추종하는 ELS 발행액(5조3876억원)의 1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조기상환과 재투자'라는 선순환도 기대되고 있다.

2015년 홍콩 H지수 급락으로 지난해에는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물론 ELS 전체 시장까지 위축됐었다. 2016년 ELS 발행액은 49조원 규모로 3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은 90% 가까이 줄었다.

최근에는 홍콩 H지수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은 많지 않다. 미국 금리 인상 등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적지않다. 

최홍매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홍콩 증시뿐 아니라 중국 본토에서도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며 "외환보유고 감소 등 위안화 절하 압력이 있어 H지수 상승세는 제한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ELS는 기초자산의 가격 흐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기 때문에 기초자산의 현재 가격수준과 가격 전망 등에 대해 충분히 살펴봐야 한다"며 "한 번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규모가 가파르게 커지는 구조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증권사들은 저위험 ELS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원금 손실 우려에 따른 투자 기피현상을 줄이기 위해 변동성 대응에 유리한 상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는 1년 동안 2회의 리자드 상환기회를 제공하는 더블찬스 리자드 ELS 상품을 출시했다. 리자드형은 하락장에서 수익을 일정 부분 포기하고, 원금을 최대한 회수하는 방식으로 설계된 상품이다.

삼성증권은 ELS 설정 후 2개월 이내에 기초자산이 15% 이상 하락하면 상환구조가 안전하게 변경되는 상품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