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재심’, ‘그것이 알고 싶다’ 진실 밝힌 바로 그 사건
2017-02-15 11:34
김태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재심’은 증거 없는 자백만으로 목격자가 살인범이 된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돈도 없고 빽도 없는 변호사 준영(정우 분)과 택시기사를 살해한 죄목으로 억울하게 10여 년간 교도소에 복역한 현우(강하늘 분)가 열연을 펼친다.
이 영화는 실화를 소재로 절묘하게 허구를 접목시켜 밀도 있는 구성을 만들어냈다. ‘재심’의 실화 줄기는 지난 2000년 전북 익산 약촌 오거리에서 한 택시기사가 무참히 살해당한 사건으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경찰·검찰의 거짓을 밝혀내 국민적 공분을 산 사건이다.
‘재심’은 잊지 못할 사건을 바탕으로 재해석한 작품이지만, 인물 중심의 세밀한 감정 선이 돋보인다. 특히 정우와 강하늘이 펼치는 연기 호흡은 이야기를 더 극적으로 당긴다.
유일한 목격자였던 현우가 경찰·검찰의 합심으로 죄인의 누명을 쓴 ‘재심’. ‘그것이 알고 싶다’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그 사건이 우리의 기억에 사라질 때쯤 다시 재조명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깊다.
‘재심’은 지난해 말부터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최순실 게이트’의 파국 속에서 결국 사회 정의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