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화랑’ 도지한 “시청률? 함께 연기 할 수 있었단 사실만으로도 감사해”
2017-02-13 08:47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마치 늘 평온한 호수 같은 배우다. 그저, 그 잔잔한 호수에 ‘화랑’이라는 돌멩이 하나가 던져지며 은은하게 물결이 퍼져나갈 뿐.
데뷔한지 올해로 8년, 꽤 유연한 연기 내공을 자랑하는 배우 도지한을 최근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브라운관에서 보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대뜸 ‘화랑’을 통해 최근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옅게 웃으며 “크게 불편한 경우는 없었어요”라고 운을 뗐다.
‘화랑’에서 본래 소탈하고 착한 성정을 지녔으나 박영실(김창완 분)의 양자가 되면서 냉철한 정치 기계의 삶을 강요받은 반류 역을 연기한 도지한은 그야말로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방송에서 화랑들끼리 있을 때와 극중 아버지(김창완-박영실 역)와 있을 때, 또 러브라인 장면이 있을 때와는 차이가 나서 여러 면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극중 반류와는 원래 제가 갖고 있는 분위기와 느낌은 비슷하지만 저의 성격과는 달라요. 그래도 외형적으로 가지고 있는 분위기는 맞아 떨어지니까 작업하는 데는 어렵지 않았어요.”
“또래가 많아서 모여 있으면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장난도 많이 치고 시끌시끌했죠. 단체로 춤을 출 때도 너무 열심히 했죠.(웃음) 그리고 샤워하고 나서 더욱 돈독해진 느낌이 있었어요. 하하하. 술도 한 잔 하러가고, 재밌었던 기억이 많아요.”
‘화랑’에는 맏형인 박서준을 비롯해 도지한과 박형식, 최민호, 김태형(방탄소년단 뷔), 조윤우 등 그들과 또래 꽃미남 배우들이 즐비했다. 더운 여름 찍는 사극이 힘들법도 했지만 이들은 남다른 우정으로 무사히 끝냈다. 그리고 촬영하는 동안 함께 술을 마신다든가, 게임을 가는 등 보통의 평범한 또래들과 비슷하게 시간을 보내고 우정을 쌓아갔다.
워낙 다양한 성격의 캐릭터들이 모여 있다 보니 문득 도지한에게 반류라는 역할을 향한 애정도가 궁금했다. 6명의 꽃화랑 중 반류가 아닌 다른 역할이 탐나지는 않았을까.
“다들 맡은 역할들이 너무 잘 어울려서 탐나는 역할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처음부터 감독님과 미팅할 때도 반류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죠. 반류는 냉소적이고 차가운 친구지만 피치 못한 환경에서 자라와 원치 않게 화랑에 들어가면서 갈등이 생기고. 수연(이다인 분)과 의도치 않게 사랑에 빠지는 등 한 캐릭터에서도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있을 것 같았죠. 그래서 반류 역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변화무쌍한 역할이었기에 첫 촬영이 들어가기 전에는 두려움이 컸다고 고백했다. 물론 극이 진행될수록 캐릭터에 대한 확신과 연기를 향한 자신감은 자리잡아갔다고.
100% 사전 제작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도지한은 직접 모니터링 하고 있다. “어떤 장면을 보든 늘 아쉬워요”라고 말하면서도 “처음에 민호(샤이니 민호-수호 역)와 제가 첫 등장할 때는 제가 봐도 멋지더라고요”라며 멋쩍게 웃는 모습에서 그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극중 최민호와의 브로맨스도 ‘화랑’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 중 하나다.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정말 친할 수 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친하니까 다 보여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이가 안 좋았으면 앙숙처럼 보였을 거예요.(웃음) 실제로도 정말 친하고 극중에서 투닥 거리는 게 싫어해서 그런 게 아니라 친한 친구라서 잘 할 수 있었죠. 민호는 제가 봐도 정말 얼굴도 작고 조밀 조밀하게 잘생긴 것 같아요.(웃음)”
촬영장에서의 호흡도, 배우들 간의 관계도 끈끈하고 시청자들에게도 호평을 끌고 있는 ‘화랑’. 그러나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운 평가도 있다.
“시청률이 더 잘 나왔으면 금상첨화겠죠.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고 ‘화랑’을 하면서 너무 좋은 친구들과 형 동생들을 만났고 그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남자들이 어우러진 청춘물을 할 수 있는 게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니까요. 시청률은 크게 상관하지 않아요.”
‘화랑’의 결말을 이미 알고 있는 그는 결말이 마음에 드냐는 질문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마음에 들죠”라고 말했다.
“처음에 저희 부모님도 결말을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집에 있는 대본을 보시라고 했어요. 하하. 그런데 그렇게 말씀드리니까 궁금해 하시다가 미리 알면 재미없을 거라고 안 물어보시더라고요. (웃음)”
‘화랑’과 함께 했던 출연진들과 다시 작품에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낸 도지한. 맏형인 박서준의 리더십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서준이 형이 정말 리더십이 있어요. 사실 처음 보면 다들 서먹하잖아요. 그래서 촬영 전에 서준이 형이 우리들을 모았어요. 서로 캐릭터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함께 술을 마시고 시간을 가지니까 촬영장에서는 재밌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무게를 잡고 더 뭔가 해보려고 하는 게 아니라 저희끼리의 즐거움만으로도 뭔가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서준이 형도 20대 끝자락에 청춘물 한다고 좋아했죠. (웃음) 그저 지금 바람은 ‘화랑’이 시청률 두 자릿수로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웃음)”
※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