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①] 도지한 “‘무궁화’, 가족같은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행복”
2017-11-15 00:33
불과 몇 개월 전 만났던 그 배우가 아니었다. 예전보다는 더 능글맞아진 모습으로 얼굴을 마주한 도지한은 지난 시간동안 한결 여유로워졌다.
지난주 인기리에 종영한 KBS1 저녁 일일극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정의파 순경 차태진으로 분해 데뷔 후 처음으로 긴 호흡의 드라마 주연을 맡은 도지한이 최근 서울 영등포의 한 카페에서 아주경제와 만났다.
KBS 드라마 ‘화랑’ 종영 후 꼬박 9개월 만이다.
도지한은 2009년 데뷔 이후 묵묵히 연기 생활을 이어오던 중 올해 종영한 ‘화랑’으로 눈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화랑’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도지한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주인공을 꿰차며 오랜만에 긴 호흡의 드라마에서 시청자들과 만났다. 그는 “부담됐냐고 많이 물어보신다. 하지만 부담이라기 보다는 재밌었다. 미니시리즈와 일일드라마, 혹은 영화의 제작 환경이 달라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극을 이끌고 가는데 있어서는 많은 배우 분들이 도와주셨다”며 “저 혼자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긴 호흡이었지만 그래도 즐겁게 촬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도지한이 언급했듯 미니시리즈와 일일드라마의 제작 환경은 많이 다르다. 그리고 주시청층 역시 다른 편이다. ‘화랑’ 방송 이후 가졌던 인터뷰에서는 “길거리를 다녀도 많이 안 알아보신다”고 말했던 그는 이번에도 “편하게 다니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작품에서 순경 역할을 맡은 그는 “다른 것보다 경찰이라는 역할이 조금 신경 쓰였다. 만약 저희가 잘못하면 현재 경찰로 재직하시는 분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동을 조심하려고 노력했다”며 “제복을 입으니 괜히 신경 쓰였다. 쓰레기도 함부로 버리지 못할 것 같고, 옷 태가 신경 쓰이기도 했다. 진짜 경찰은 아니지만 보시는 분들이 저희를 모르시는 경우 진짜 경찰이라고 오해를 하실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촬영할 때는 진짜 순찰차가 지나가면 신경이 쓰이기도 하고 의경분들이 지나가도 마음이 쓰였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실제 경찰 옷을 입고 촬영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는 없을까. 도지한은 “다행히 옷 때문에 오해를 받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경찰 옷을 입으니 알아봐주시더라. 그래서 경찰 옷을 입어서 생긴 에피소드는 없었다”며 “처음엔 경찰 옷 입은 자체가 어색했지만 막상 입고 있으니 예쁘더라”며 웃었다.
경찰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서 그는 “의경하는 분들에게도 물어보기도 했다. 시청자분들은 모를 수 있지만 저희 드라마를 현직에 계신 분들도 많이 보신다고 해서 미란다 법칙 고지하는 것과 수갑 채우는 방법 등 많이 배웠다”며 “촬영 때 보조작가님도 파출소 왔다 갔다 하시면서 직접 경찰 분들에게 여쭤보시기도 했던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서는 상대 배역인 임수향과의 ‘키스신’을 떠올리며 “최근 제작진들과 배우들이 강화도로 MT를 함께 갔다. 그곳에서 함께 고기를 구워먹다가 마침 본방을 할 시간이 돼 모두 함께 드라마를 봤는데 그날 엔딩 장면이 수향 누나와의 키스신이었다”며 “일일드라마 같지 않게 키스신이 너무 예쁘게 잘 나왔었던 기억이 있다”고 수줍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키스신은) 일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기 때문에 (다른 감정은 없었다”라며 “화면으로 보고 있으니 최대한 예쁘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한 살 터울의 상대 배우 임수향과의 호흡은 그야말로 척척 맞았다. 도지한은 “지금까지 함께 연기했던 여배우들 중에서도 드물지 않게 호흡이 잘 맞다. 사실 제가 동생인데 연기 하면서도 제가 더 나이 많은 역할이 나왔고, 또 누나라고 하기에 불편해서 말을 편하게 한다”며 “저와 성격이 비슷해서 굉장히 유쾌하다. 가장 많이 친해진 사람이라 생각한다”고 애정을 보였다.
그에게는 여러모로 의미있는 작품이다. 그는 “제게는 앞으로 제 인생에서 수많은 작품 중에 한 가지를 잘 마무리한 기분이다. 시청률을 떠나서 좋은 사람을 만난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며 “작품을 떠나서 모두의 마음이 맞는 게 다른데, 수향이와 저는 또래고 형님들도 있지만 한 식구 같고 가족 같은 분위기에 촬영하고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KBS에서는 간판 프로그램인 저녁 일일드라마. 그럼에도 주연이라는 책임감 보다는 연기에만 집중했었다. 그는 “주인공이라기보다는 내가 잘해야 나 스스로에게도 좋은 거고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도 폐를 안 끼치는 거라 생각한다. 가만히 있어도 시간은 흘러가는 거고 재미있게 하면 (시청률 부분에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00% 사전 제작 드라마였던 ‘화랑’이지만, 어쨌든 그에게는 올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까지 쉼없이 달려온 한 해다. 종영 후 계획에 대해 그는 “술자리를 좋아한다. 과음을 하거나 그렇진 않고 그동안 못 봤던 분들을 보고 싶다”며 “친구들과의 약속도 있고 부모님, 할머니도 뵈러 시골을 갔다 올 예정이다”라고 설렌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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