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한진해운 선박 10척 매각 착수…"흥행은 미지수"

2017-02-08 09:13
이달 21일 입찰의향서 마감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KDB산업은행이 한진해운에 선박금융으로 돈을 빌려 준 대신 받은 선박 10척에 대해 매각을 진행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선 2척과 벌크선 8척 등 총 10척을 매각하기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입찰의향서 마감일은 이달 21일이다.

앞서 한진해운은 지난해 9월 법정관리를 시작하면서 선박금융으로 사들인 선박을 금융권에 반환했다.

산은이 이번에 내놓은 선박은 자사 지분이 많아 주도적인 매각이 가능하다.

이 중 컨테이너선은 8만6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급으로 한진해운이 운항 중인 컨테이너선 중 중대형급에 속한다. 벌크선 중에서도 중대형에 해당하는 18만DWT(재화중량톤수)급이 3척 포함됐다. 건조연도는 2010∼2013년이다.

산은은 '클락슨 플라토 아시아'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이 배들의 실사 등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입찰방식은 10척을 모두 매입 또는 용선하거나 일부 매입하고 나머지는 용선하는 등 다양하게 마련했다.

다만 최근 해운업계 시황이 좋지 않아 산은의 매각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벌크선 운임을 보여주는 발탁운임지수(BDI)는 지난해 11월 말 1216 포인트까지 올랐다가 최근 785포인트까지 떨어졌다.

BDI가 사상 최고점에 오른 2008년 5월 20일에 기록한 1만1793포인트와 비교하면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또 이번에 매물로 나온 컨테이너선의 규모가 애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선사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2만TEU급을 투입하는 등 선사 간 선박 초대형화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배가 커져도 연료비 등이 많이 들지 않아 선사들이 초대형 선박으로 갈아타고 있다"며 "규모가 1만TEU급 이상이 돼야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급과잉으로 배가 남아돌고 있어 배의 가격뿐 아니라 용선료도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채권단 중 우리은행이 지난해 11월,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 12월에 각각 한진해운의 선박 4척을 매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