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김기춘 조윤선 구속기소...블랙리스트 수사 마무리

2017-02-07 16:33
김 전 실장 관제시위 보강수사 나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특검사무실에 조사받기 위해 소환되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기간 연장을 검토 중인 가운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수사를 마무리 지었다.

특검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주도한 혐의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7일 구속기소했다.

아울러 문화체육부 실장들에게 사직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김소영 전 청와대 비서관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7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블랙리스트 작성을) 최초로 지시하고 보고받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비롯한 정무수석과 그 비서관, 실행하는 곳인 문체부 장·차관들에 대해 구속 또는 불구속 사법처리를 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재판에 넘겨진 이들 모두에게 블랙리스트 작성 및 실행과 관련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공통적으로 적용했다.

또한 특검팀은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을 상대로 국회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적 없다고 허위 증언한 위증 혐의도 추가했다.

이와 별도로 김 전 실장은 또 문체부 실장 3명에게 사직을 강요해 직권남용 및 강요 혐의도 있다. 김 전 수석에게도 노태강 전 문체부 국장의 사직의 강요했다는 직권남용 및 강요 혐의가 적용됐다.

특검팀은 이들의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박근혜 대통령을 공모자로 적시했다. 최순실씨도 일부 혐의에 대해 공범으로 판단했다.

이 특검보는 "공소장에 대통령의 피의사실이 일부 포함돼 있어 대통령 대면 조사 일정 등 사정상 공개할 수 없다"며 "최씨의 혐의는 일부 공범으로 명시됐지만 김기춘 전 실장과 관계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로써 특검팀의 블랙리스트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김 전 실장 등이 보수단체의 '관제시위'를 주도한 의혹과 관련해 보강 수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김 전 실장 등의 공소장에 관제시위 주도 혐의를 포함하지 않은 이유에 관한 질문에 "관제 데모(시위)와 관련한 부분은 앞으로 좀 더 수사를 진행해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검은 이날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김소영 전 문화체육비서관 등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로 기소했으나 공소장에 관제시위를 주도한 혐의는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은 재직 시절 일부 보수단체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자금을 지원하고 이들 단체가 친정부 시위를 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김 전 실장의 관제시위 주도 의혹에 대한 보강 수사를 거쳐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심우정 부장검사)에 이첩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작년 4월부터 보수단체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의 관제시위 의혹을 수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