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사장 승진자 1명 불과… R&D 부문 약진 두드러져

2017-02-06 15:07
- 현대∙기아차 176명, 계열사 172명 등 총 348명 정기 임원 인사
- 경영 불확실성 확대 대비 내실경영 강화 및 실적 위주 인사 원칙
- 자율주행 기술개발 담당 장웅준 이사대우 승진, 現 그룹 내 최연소

아주경제 윤태구·이소현·윤정훈 기자 =6일 발표된 현대차그룹의 정기 임원 인사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한 '내실 경영 강화'와 '실적 위주'의 인사 원칙이 철저히 반영됐다. 또한 R&D(연구개발) 최고 전문가 육성을 위한 연구위원 임명 등 그룹의 미래 경쟁력 확보와 혁신을 이어가기 위한 R&D 부문 승진 임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대대적인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 대한 변화는 없기 때문이다.

인사 폭 역시 당초 예상과 달리 전년 대비 5.4% 소폭 감소한 수준에 머물렀다.

사장 승진자는 1명에 불과하다. 유일한 사장 승진자는 현대엔지니어링 신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한 성상록 전 부사장이다. 성 신임 사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의 화공플랜트 건설 및 수주영업 등을 거친 화공플랜트 전문가로, 향후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회사의 지속성장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부사장 승진 임원 11명 중 7명이 연구개발(R&D) 및 기술 부문에서 배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율주행차와 친환경차 등 미래 자동차 시장을 대비한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조직 강화에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맨 윗줄 왼쪽부터) 성상록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현대차 구영기 부사장, 정영철 현대·기아차 부사장, 박수남 현대·기아차 부사장, (둘째 줄 왼쪽부터) 양승욱 현대모비스 부사장, 한용빈 현대모비스 부사장, 전용덕 현대모비스 부사장, 정호인 현대제철 부사장, (마지막 줄 왼쪽부터) 서상훈 현대건설 부사장,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부사장, 김병희 현대커머셜 부사장, 홍지수 현대엠엔소프트 부사장.[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R&D 부문 승진 임원 약진

△현대·기아자동차 정보기술본부장 정영철 부사장 △현대·기아자동차 상품전략본부장 박수남 부사장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장 양승욱 부사장 △현대모비스 차량부품본부장 전용덕 부사장 △현대건설 구매본부장 서상훈 부사장 △현대엔지니어링 화공플랜트사업본부장 김창학 부사장 △현대엠엔소프트 홍지수 부사장 등 7명의 임원이 연구개발 및 기술 부문에서 배출됐다.

전체 승진 대상자 중에서도 연구개발 및 기술 부문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친환경차 및 차량IT 등 미래 선도 기술 확보를 위해 R&D 부문 역할을 강조하는 한편, 지속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분야 우수 인재 육성을 지속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올해 인사에서는 현대차그룹 내 최연소 임원도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현대차의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담당해 온 장웅준 신임 이사대우다. 장 신임 이사대우는 1979년생으로 만 37세에 불과하다.

서울대 전기공학 학사, 스탠포드대 전기공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친 장 신임 이사대우는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최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개발실장,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ADAS개발전략팀장직을 역임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연구위원 3명도 새로 선임했다.

2009년에 처음 도입된 연구위원 제도는 연구개발 최고 전문가를 대상으로 관리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연구에만 집중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활동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연구개발 분야 연구위원은 △바디기술 분야 공병석 위원 △엔진기술 분야 이홍욱 위원 △연료전지기술 분야 홍보기 위원 등 3명이다.

공 위원은 주요 차종의 내장 설계를 담당했으며, 이 위원은 고성능 가솔린 엔진 기술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또 홍 위원은 연료전지차의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연료전지스택 설계 분야 정통 엔지니어로, 앞으로도 그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세대 연료전지차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된다.

◆ '유리천장'깬 女 임원은?

올해 현대차그룹 인사에서 여성 임원 승진 인원은 총 4명으로 확정됐다. 이는 전년(2명)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부원장 조미진 상무가 전무로 승진한 것을 비롯해 △현대·기아차 제품UX기획실장 김효린 이사대우는 이사로 △현대캐피탈 리스크관리실장 이소영 이사대우는 이사로 △현대카드 CS실장 강은영 부장은 이사대우로 각각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