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서울시 송파구 제2롯데월드타워가 '국내 최고 빌딩' 타이틀을 뺏길 처지에 놓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높이를 16m 더 올리기로 결정하면서다. 시행사 롯데물산 측은 사용승인을 앞두고 높이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타워 사용승인을 하기 전인 만큼 구조변경이 얼마든지 가능함에 따라 롯데물산이 높이를 더 올릴 여지는 남아있다.

2일 강남구가 공개한 'GBC 건축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따르면 현대차 신사옥은 연면적 92만6162㎡, 높이 569m 규모로 추진된다. 이렇게 되면 제2롯데월드타워(555m, 123층)보다 14m 더 높게 지어지게 된다.

현대차는 그동안 사옥 높이에 관심이 쏠리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며 국내 최고층 빌딩인 제2롯데월드타워보다 낮은 높이를 고수해 왔다 하지만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게 되면서 상층부 시설공간, 제동거리 등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 전체 건축물의 높이를 올리게 됐다는 게 현대차 입장이다.

롯데물산 측은 "서울시에 제2롯데월드타워 사용승인을 신청한 상태로 무난하게 승인받고 오픈하는게 목표다"면서 "제2롯데월드타워를 완공하기까지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높이가 여러번 바뀌었다. GBC도 건축계획안 등이 추후 어떻게 변경될지 모르는 일이며 롯데물산 측은 높이를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롯데물산이 제2롯데월드타워 층고를 높일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사용승인이 신청 중인 완공된 건축물의 구조를 변경하려면 사용승인을 취소하고 구조변경을 신청할 수 있다. 이때 변경사항에 따라 설계변경을 할 지, 경미한 사항이라면 일반 신고로만 변경을 할 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단순히 높이를 높이기 위한 첨탑을 올리게 될 경우에도 종합적인 상황을 살펴 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이 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타워는 2009년 서울공항의 동편활주로 방향을 3도 변경하면서 2010년 11월 123층, 555m로 어렵게 건축허가를 받은 바 있다"면서 "활주로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높이 변경을 고민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건축물 구조변경은 안전과도 연결되는 부분인 만큼 GBC보다 낮아졌다고 해서 구조변경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