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분석] 현대차 GBC 16m 더 높인 이유는

2017-02-02 11:21
롯데월드타워와 최고(最高) 빌딩 자리 놓고 박빙

▲상공에서 바라 본 현대차그룹 GBC 야경. 자료=현대건설 제공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기존에 정해진 건물 높이 553m에서 569m의 105층 규모로 추진키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는 사옥 높이에 관심이 쏠리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며 국내 최고층 빌딩인 제2롯데월드타워보다 낮은 높이를 고수해 왔다. 하지만 다시 높이를 16m 높여 추진하면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2일 강남구가 공개한 'GBC 건축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따르면 현대차 신사옥은 연면적 92만6162㎡, 높이 569m 규모로 추진된다. 신사옥에는 553m의 전망대와 강남 최대 규모의 2000석 공연장, 영동대로 지하공간과 연계한 선큰(sunken)광장 등 대규모 복합 시설이 조성된다. 이렇게 되면 올 상반기 서울시의 사용승인을 앞두고 있는 제2롯데월드타워(555m, 123층)보다 14m 더 높게 지어지게 된다.

GBC 높이 569m는 현대차가 세번에 걸쳐 변경한 결과다. 2015년 현대차는 처음 GBC 건설 계획을 발표할 당시 571m, 115층 규모로 정했다. 이 높이대로라면 제2롯데월드타워보다 더 높게 지어질 예정이었다.

그러다 같은 해 9월 부지 개발계획을 수정하면서 526m, 105층 규모로 낮췄고 지난해 9월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해 553m, 105층 규모로 건물 높이를 확정지었다. 이에 따라 '국내 최고 빌딩' 타이틀은 제2롯데월드로 넘어가는 듯 했다. 당시 현대차 관계자는 "초고층에 대한 목표는 당초 없었다"면서 "사옥이 수용해야할 직원들 수를 헤아려 층수와 높이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2m만 더 높이면 제2롯데월드타워보다 더 높은 국내 최고(층) 빌딩이라는 상징성을 포기하며 층고를 낮춘 현대차 행보에 납득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현대차가 이번에 높이를 변경하면서 그 이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현대차가 제2롯데월드타워 완공 전 GBC 높이를 낮춰 추진했다가 제2롯데월드타워가 서울시에 사용승인을 신청하자 높이를 상향조정했다는 점이 눈에 띤다.

서울시 관계자는 "GBC가 초고층건물이다보니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 위해서 상층부 시설공간, 제동거리 등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 전체 건축물의 높이가 올라가게 된 것으로 안다"면서 "지구단위계획으로 지정했을때 이미 높이는 최고 600m 이하로 책정을 해놨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고 빌딩이라는 타이틀은 언제든지 바뀔수 있는 것만큼 그 의미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면서 "예전에는 청사진을 제시했다면 이번에는 실제 건축을 하기 위한 도면 등이 설계되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부분들이 반영돼 높이가 조절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높이에 관심이 있었다면 층수를 높일 수 있었다. GBC 사옥으로 쓰여질 예정인 만큼 공간 활용성에 더 초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고 빌딩' 타이틀을 넘겨줘야 할 롯데물산 관계자는 "서울시에 제2롯데월드타워 사용승인을 신청한 상태로 무난하게 승인받고 오픈하는게 목표다"면서 "제2롯데월드타워를 완공하기까지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높이가 여러번 바뀌었다. GBC도 건축계획안 등이 추후 어떻게 변경될지 모르는 일이며 롯데물산 측은 높이를 변경할 이유도 여지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제2롯데월드타워는 서울공항의 동편활주로 방향을 3도 변경하면서 건축허가를 받은 바 있기 때문에 높이 변경을 고민을 할 여지가 없다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강남구는 오는 3월3일 까지 GBC 건축사업 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람을 진행하며 오는 14일 오전 10시 삼성1동주민센터 7층 대강당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GBC 완공 목표는 2021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