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23일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를 언급하며 체육계 영재 프로그램 마련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차관은 이날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제8차 변론에서 “박 대통령이 2014년 4월 정치권에서 정유라씨가 거론되자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인데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안타깝다’며 ‘정씨처럼 끼가 있고 능력 있는, 재능있는 선수를 위해 영재 프로그램 등을 만들라’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그 때 (대통령이) 직접 정유라 이야기를 해서 굉장히 큰 충격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관을 건너뛰고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직접 지시를 받았다’는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또 최씨로부터 공기업 스포츠팀을 창단해 자신의 회사 더블루K와 계약하도록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최씨를 만나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배드민턴팀과 펜싱팀을 창단해 더블루K를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취지의 말을 들었느냐"는 대통령 대리인단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더블루K의 GKL 장애인 펜싱팀 에이전트(대행) 계약 특혜 의혹에 최씨가 개입한 정황을 인정한 것이다.

김 전 차관은 또 "더블루K가 최씨 소유라는 것을 본인이나 청와대가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나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청와대는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이 (더블루K를 도와주라고) 직접 지시했기 때문에 인지하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 전 수석이 (더블루K를) 소개해주고 청와대에서도 관심이 있고, 최씨도 유명한 회사이기에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최씨 생각은 청와대와 교감하지 않았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