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G2(주요 2개국)'인 미중 양국이 무역전쟁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공언한대로 대(對)중국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환율조작국 지정, 45%의 고율 관세 부과 등 강경한 무역정책으로 중국을 제재한다면 중국도 보호무역 카드로 미국에 맞설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느 기업이 울고 웃을 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이 촉발하면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명품 보석업체 티파니 등 미국 대표 브랜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크레딧스위스는 전망했다.

앞서 2012년 일본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 분쟁으로 중·일간 갈등이 확대됐을때 중국 소비자들이 일본산 브랜드를 보이콧한 것처럼 이번엔 미국산 브랜드를 보이콧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미국은 레노버, ZTE 등 중국 전자업체에 무역 제재를 가할 것으로 크레딧스위스는 예상했다.  특히 미국 시장이 매출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소비가전, 의류, 가전용품 업체가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수입의 70%를 미국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홍콩의 란제리회사인 레지나 미라클 인터내셔널, 중국 음향전문업체 고어텍 등이 대표적이다. 

크레딧스위스는 만약 중국 소비자들이 미국산 브랜드를 보이콧하면  전기차 업체 비야디나 스포츠브랜드 안타 같은 중국 국내 브랜드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크레딧스위스 관측했다. 이밖에 비(非) 미국산 제품도 수혜자라고 덧붙였다. 중국 소비자들이 나이키 대신 아디다스를, GM 대신 폴크스바겐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기업이 타격을 입으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조나단 가너 모건스탠리 홍콩 스트레지스트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45% 관세를 부과하면 MSCI 중국지수가 현재보다 30% 가량 떨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교통은행홍콩도 미·중간 무역전쟁이 촉발하면 상하이종합지수가 지금보다 10% 하락한 2800 아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중국보단 미국이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모건스텐리에 따르면 미국 MSCI지수에 상장된 기업 10곳 중 1곳의 매출 10%가 중국에서 나온다. 중국기업의 경우 약 2%가 같은 상황이다.